▶‘일반주거지역 내 대형 상가 신축 가능토록 용도변경 추진ㆍ7단지 추가 개발사업 승인’
부천시와 기양건설 간에 과연 구두 약속 있었는지 여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듯 ◀

부천시 소사구 범박동 현대홈타운 아파트단지 건설 시행사인 기양건설이 부천시를 상대로 아파트단지 내 도로 및 송수관로 등 기반시설을 부담한 것은 부당하다며 371억원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인천지법 부천지원에 제기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기양건설측은 소장에서 “부천시가 공사비를 확보해 설치해야 할 범박동 현대홈타운 아파트단지 내 기반시설인 주 진입로인 범박로 공사비 127억원과 단지내 회주로 공사비 212억원, 송수관로 32억원(수도관 10억원, 하수관 22억) 등 371억원을 시행사가 부담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양측은 “범박로와 단지내 회주로 개설비용까지 부담하며 공사를 완료한 뒤 부천시에 기부채납키로 한 것은 일반주거지역에 대형 상가 신축을 위한 용도변경 및 7단지 추가 개발에 따른 사업승인 등에 관해 시와 구두 약속을 했기 때문”이며 “그러나 시는 이같은 구두 약속을 지키지 않아 손배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혀 이 부분에 대한 진위(眞僞) 공방이 법정에서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부천시는 기양측의 손배소송에 대해 “현대홈타운 아파트단지 내 기반시설 설치의무가 사업시행자에게 있고, 협약 체결을 통해 이루어진 사항인 만큼 문제될 게 없다”며 “고문변호사 등과 협의, 적극 대처해 승소토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기양건설이 부천시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도화선은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범박로 확장 공사'이지만, 더 깊숙히 들어가면 기양측의 시에 대한 신뢰감 상실이 가장 주된 이유로 꼽히고 있다.

특히 기양측은 지난해 3월에도 시를 상대로 이번 손배소송에서 지적한 대형 상가 신축에 따른 용도변경과 7단지 추가개발에 따른 사업승인 문제에 대한 구두 약속 부분을 언급하며 시를 상대로 그해 5월쯤 소송을 제기할 것을 적극 검토했으나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그리고 1년 남짓 지나 현대홈타운 아파트단지의 1~6단지 입주가 거의 완료돼 가는 시점에서 기양측이 371억원의 손배소송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시와 구두 약속한 부분에 대한 의견 조율이 결과적으로 실패한데다, 시의 ‘말못할 사정’을 꿰뚫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3월 현대홈타운 아파트단지내 도시계획도로인 범박로 확장공사가 집단민원에 대한 책임공방으로 무기한 중단되면서 시행사인 기양건설이 범박로 공사비를 부담키로 시와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협약과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시는 범박로 확장공사에 따른 재원확보가 어렵자 기양건설과 총연장 1.22㎞ 가운데 아파트단지내 구간인 0.88㎞를 완공한 뒤 기부채납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했으나, 기양측은 공사비 30억원과 평당 200만원대의 건물·토지보상비까지 부담하는 협약을 체결해야만 했다.

지난 2000년 6월 체결한 1차 협약에선 기양건설이 용지보상비와 설계용역비를, 시는 도로 확장 공사비 30억원을 부담키로 했으나 2001년 8월 체결된 2차 협약에선 시의 공사비까지 기양건설이 부담한 것으로 내용이 수정됐다.

당시 기양측 관계자는 “시가 기반시설 예산을 확보하려면 3~4년이 소요된다고 해 공사비를 부담하게 됐다”고 밝혔으며, 시 관계자는 “당시 본예산에 사업비가 반영되지 않아 시의회 심의 및 승인 등을 거쳐야 하는 등 기간이 많이 소요돼 우선 기양건설이 공사비를 부담토록 했다”고 말했다.

특히 기양측은 2차 협약과정에서 범박동사무소 옆 일반주거지역 2천500평에 대형 상가를 신축하기 위해 시에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을 요청했으나, 시는 특혜시비 등을 우려해 용도변경을 허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