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집안은 장맛도 달라’, ‘며느리가 잘 들어오면 장맛도 좋아진다’, ‘장이 단 집에 복이 많다’, ‘장맛보고 딸 준다’, ‘장맛이 변하면 집안에 흉한 일이 생긴다’, ‘그 집에 행복과 불운은 장맛에서부터 온다’, ‘한 집안의 일은 장맛으로 안다’ 등등 장맛과 관련된 옛 속담은 ‘장’(醬)이 한국음식의 기본 조미료로 모든 음식의 맛을 좌우한다는 것으로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정스럽게 전통 장을 담궈 음식을 할 때 사용하는 집은 드물고, 이러다보니 주부들 사이에서도 장을 담그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지난 15일 부천시 원미구 중2동주민센터 옥상에서는 새끼줄에 주렁주렁 매단 메주를 달린 메주를 이용해 장 담그는 방법을 배우는 젊은 주부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중2동 새마을부녀회(회장 김미자)는 이날 인스턴트식품에 익숙한 젊은 도시 주부들을 대상으로 ‘전통 장 만들기 웰빙학교’를 열고 장담그는 방법을 알려주는 시간을 가졌다.

맛있는 장을 담그려면 콩, 물, 항아리, 정성 등 모든 재료가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장담그는 시기는 음력 정월부터 3월초 사이에 기온이 낮을 때 담가야 장맛이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젊은 주부 30명은 이른 아침부터 정성들여 메주를 깨끗이 씻어 말리고, 항아리에 짚과 종이를 태워 소독하고, 간수를 뺀 천일염을 알맞은 농도의 소금물을 만드는 과정을 거쳐 항아리에 메주와 소금을 붓고 고추와 참숯을 넣어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했다.

전통 장담그는 행사에 참여한 젊은 주부들은 메주와 소금물의 비율, 소금물 농도 측정법, 숯을 넣는 이유 등을 물으며 장담그는 법을 귀담아 듣고 꼼꼼하게 메모를 하기도 했다.

이날 담근 장은 약 50일 후인 오는 4월 중순경에 간장과 된장으로 분리할 예정이다.

중2동 새마을부녀회는 이러한 다양한 전통 장담그는 과정을 연중으로 실시할 계획이며, ‘웰빙학교’에서 생산되는 된장, 간장 등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일부는 판매해 연말 불우이웃돕기에 전액 사용할 계획이라고 중2동 주민센터(동장 이부훈)는 전했다. ☎(032)625-58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