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지원 특별지방교부세 20억원 道에 내려와 있는 상태
▶ 향후 추진 여부 따라 원미도서관 이전 검토도 해야 할 판

부천시 원미구 심곡2동 129의 3에 있는 지하 3층, 지상 7층 규모의 벧엘빌딩(구 일죽스포렉스빌딩·사진)은 지난 2001년 7월부터 지상 7층의 모든 사무실이 텅텅 빈 상태로 남아 있다.

이 빌딩은 지난 2001년 4월 85억원에 사들인 건축주가 원종동 TV실내경마장(마권 장외발매소)의 이전을 추진했으나, 시민단체와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2년여간 끌어오다 지난해 4월 부천시가 용도변경을 불허키로 최종 결정하면서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다.

이후 이 빌딩은 부천시에서 청소년 전문도서관을 설치하는 것을 추진했으나 청소년 유해지역인 관계로 적절치 않다는 시의회의 반대에 부딪힌데 이어, 대안으로 주부들을 위한 문화센터를 설치하는 것도 검토했으나 똑같은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으며, 마침내는 누구나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교통여건을 고려해 구도심권의 정보문화 혜택과 평생교육 공간 제공한다는 취지로 대상도 주민들로 확대해 원미도서관 설치를 추진중이지만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부천시의회는 지난 9일 폐회한 제114회 임시회에서 시가 제2회 추경예산에 올린 원미도서관 건물 안전진단 기본조사비 2천만원에 대해 “지역여건을 판단한 결과, 도서관 설치장소로 부적정하다는 이유”로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현재 경기도에는 이 빌딩에 원미도서관 설치를 위한 국비(특별지방교부세) 20억원이 내려와 있는 상태로, 특히 도에서 원미도서관 설치에 따른 장서 비치여부가 가능한 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이번 건물 안전진단을 실시할 것을 요청해 편성했던 기본조사비가 전액 삭감돼 사실상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진단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 빌딩이 이처럼 수난을 겪고 있는 것은 빌딩 바로 뒤쪽에 수십여개의 숙박시설이 들어서 있는 주변환경 탓도 있는데다, 시가 유독 이 빌딩에 대해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는 것은 실내경마장 이전 추진에 성사되지 못한 것에 따른 ‘보상성 사업추진’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시와 시의회측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홍 시장은 이 빌딩에 원미도서관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 “전임 시장이 추진한 사업인 만큼 시의회에서 반대하지 않으면 허용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시의회가 반대할 경우엔 사업추진이 어려운 실정이다.

관련부서인 시립중앙도서관측에서는 “원미도서관 설치를 이 빌딩에 해야 하는지 여부는 특별지방교부세 20억원을 받은 경기도에서 최종적으로 판단할 문제”라며 “이번에 시의회에서 건물 안전진단을 위한 기본조사비를 전액 삭감한 만큼 도와 다시 협의해 입장을 들어보아야만 한다”는 입장이다.

부천시를 위해 중앙정부에서 내려온 특별지방교부세(국비) 20억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는 이 빌딩의 문제를 떠나 경기도와 부천시가 빠른 시일내에 결정해야할 일만 남았다.

빌딩 관계자는 “건물 4~6층에 원미도서관 설치가 가능하도록 모든 준비를 끝낸 상태”라며 “지금은 무슨 말을 하겠는냐”고 타는 속내만을 내비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