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문화예술회관을 원미구 중동 1177번지 중앙공원 내에 건립하고, 당초 건립부지인 중동 1153번지 시유지를 매각하는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계획안 2개 안건이 8일 열린 부천시의회 제178회 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찬반 표결 끝에 찬성 15표(반대 13표)로 원안 가결됨에 따라 지난 1996년부터 추진해온 문화예술회관 건립사업은 무려 16년만에 탄력을 받게 됐다.

민선 5기 김만수 시장 체제에서 본격 추진하게 될 문예회관은 12만3천19㎡ 규모의 중앙공원 한가운데에 사업비 1천400억원(공사비 1천245억원ㆍ설계 및 감리비 155억원)을 들여 건축면적 8천423㎡, 연면적 3만5천200㎡에 지하 1층ㆍ지상 4층 규모로 들어선다.

부천시 문예회관은 2천석의 콘서트홀과 500석의 다목적홀, 전시실, 레스트랑 등을 갖추게 되며, 주차장은 400면을 추가 확보하고 현재 중앙공원 지하주차장 900면을 활용키로 했다.

시는 우선, 오는 9월께 제2회 추경예산안에 입찰안내서 작성비용 및 건설사업관리 용역비, 일부 운영비 등 7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입찰안내서 작성은 6개월 정도 소요되고, 내년 하반기에 턴키 방식의 공사 계약을 발주해 설계 및 시공 등의 절차를 감안할 때 2014년 상반기에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업비 1천400억원은 당초 문예회관 건립주지 였던 원미구 중동 1153번지의 시유지 1만5천474㎡를 매각해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은 지난해 7월 기준 공시지가는 ㎡당 475만원으로 735억4천435만원에 달한다. 시는 감정평가를 통해 매각 시기 등 검토하기로 했다.

이같은 부천시의 문예회관 건립 추진에 따른 구체적인 로드맵은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을 통해 부천시민의 여론을 좀더 수렴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부천시민연대회의(부천시민연합, 부천YMCA, 부천YWCA, 부천여성노동자회, 부천여성의전화, 참여예산부천시민네트워크, icoop부천생협, 부천환경교육센터)는 어제(7일) 부천시의회 제178회 임시회 3차 본회의를 하루 앞두고 문예회관 건립 안건 처리와 관련 성명서를 통해 “1천4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고 구 문예회관 부지를 매각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중앙공원 내에 문예회관이 들어서는 것은 부천의 미래에 큰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 대다수 시민들이 모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부천시민연대회의는 “문예회관 용역 착수보고회가 지난해 4월11일 개최됐고, 용역 최종보고회는 같은해 9월20일 개최됐지만 소수가 참석했을 뿐 시민들을 대상으로 기본내용을 알리고,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는 전무했다”면서 “시민들에게 기본적인 계획을 알리고 의견을 구하고 더 나아가서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는 ‘시민 참여’와 '환경친화형' 문제의식을 담아내야 미래지향적이고 교육적인 시설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병국 시의원(민주통합당)도 중앙공원 인근 주민 1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 72%(131명)이 중앙공원에 문예회관을 건립하는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고 응답했고, 장기적 검토와 건립 불필요 등의 의견도 비교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신중론을 주장하며, 8일 본회의에서 문예회관 관련 2개 안건 처리에 따른 찬반 표결에서도 민주통합당 소속 시의원 14명 가운데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또한 12명의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 가운데 10명이 반대표(1명 불참, 1명 찬성)를 던졌고, 3명의 통합진보당 소속 시의원 중 2명(1명 찬성)이 반대표를 던진 점에 비춰볼 때도 부천시가 추진하는 문예회관 건립에 따른 시민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가 앞으로 어떤 형태를 이루어져 시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중앙공원 한복판에 들어서는 문예회관 건립 문제에 따른 찬반 여론은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블거져 나와 또다시 정치적 쟁점으로 점화될 가능성이 다분히 높다.

더구나 현재의 부천시민회관의 리모델링을 통한 활용문제와 부천문화원의 복합문화센터 건립 추진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운영 및 관리적 측면에서 소요되는 예산 역시 만만찮아 문화도시 부천시의 문화시설이 시민 혈세를 낭비하는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점에서 부천시 문예회관 건립부지 확정에 따른 추후 공론화 과정을 통해 더이상의 찬반 여론이 소모적 정쟁으로 비화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도 민선 5기에서 강조하는 시민과의 소통을 통해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토록 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