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전/연장전 0-0

후반전에서는 골키퍼 정성룡이 마이카 리차즈(맨시티)와 공중볼을 다투다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후반 17분 이범영과 교체된 가운데, 후반전 45분과 연장전 20분간의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양팀은 결승골을 넣기 위한 일진일퇴의 치열한 공방전에 오갔으나, 더 이상의 골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경험이 풍부하고 잉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스코틀랜드로 54면만에 구성된 영국의 단일팀(Team Great Britain·TGB)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양팀은 전반전의 1-1 스코어가 그대로 유지된 채 120분간의 접전을 끝내고 결국 ‘11m의 러시안 룰렛’이라고 불리는 승부차기에서 4강 진출을 판가름 짓게 됐다.

●승부차기 5-4

승부차기는 영국의 선축으로 시작됐다.

첫 번째 키커는 런 램지(아스널)와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두번째 키커는 톰 클레벌리(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백성동(주빌로 이와타), 세번째 키커는 크레이그 도슨(웨스트 브롬위치)과 황석호(히로시마), 네 번째 키커는 라이언 긱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박종우(부산)가 각각 나서 모두 성공시켜 4-4로 팽팽히 맞섰다.

양팀의 운명은 마지막 5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영국의 마지막 키커는 다니엘 스터리지(첼시)는 잠시 멈칫한 뒤 왼발로 골문 오른쪽을 향해 힘차게 찼으나, 한국 골키퍼 이범영은 정확히 방향을 읽고 왼쪽으로 다이빙하면서 막아 냈다.

이어, 한국의 마지막 키커로 나선 기성용(셀틱)이 찬 볼은 영국의 골문을 출렁였다. 승부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한국의 사상 첫 올림픽 4강 진출의 신화는 한편의 짜릿한 드라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