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하면 한국 영화사에 큰 획을 긋는 기념비적 쾌거를 이룬 김기덕(52) 감독의 열여덟번째 영화 ‘피에타’가 예매율 급상승과 소설 ‘피에타’ 완판 등 ‘피에타 신드롬’을 낳고 있다.

지난 6일 국내 개봉된 영화 ‘피에타’는 9일 새벽(한국시간) 폐막한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는 낭보가 전해지면서 주요 포털시이트 실시간 검색순위 상위에 올랐고, 영화계는 물론 각계각층 인사들이 SNS를 통한 축하 메시지를 전하는 등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면서 예매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영화 ‘피에타’는 1천만 관객을 돌파한 ‘도둑들’과 50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제치고 단숨에 4위에 랭크됐다.

또 영화 ‘피에타’를 원작으로 한 소설 ‘피에타’는 서점 출고 하루 만에 완판되는 진기록을 달성하며 재인쇄에 돌입할 정도로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을 계기로 김기덕 감독이 연출한 영화 가운데 가장 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김기덕 감독의 작품은 그동안 해외에서는 분명한 메시지를 담은 예술적 작품으로 꾸준히 인정받으면서도 국네에서는 ‘비주류 아웃사이더’로 통하며 이렇다할 만한 흥행 기록을 올리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으나, 제69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린 영화 ‘피에타’에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면서 국내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작품으로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영화 ‘피에타’는 끔찍한 방법으로 피붙이 하나 없이 외롭게 성장해 채무자들의 돈을 뜯어내며 살아가는 악마 같은 남자 ‘강도(이정진)’ 앞에 어느 날 엄마라는 ‘여자(조민수)’가 찾아오면서 ‘강도’는 여자의 정체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면서도 태어나 처음 자신을 찾아온 그녀에게 무섭게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겪는 두 남녀의 혼란과 어느날 여자가 사라지면서 그와 그녀 사이의 점차 드러나는 잔인한 비밀을 그린 작품으로, 결코 용서 받을 수 없는 두 남녀에게 ‘신이시여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김기덕 감독은 영화 ‘피에타’에 대해 “극단적인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이야기이며, 자본주의 중심인 돈이라는 것에 의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불신과 증오와 살의가 어떻게 인간을 훼손하고 파괴하며 결국 잔인하고 슬픈 비극적 상황을 만들어 가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피에타’를 통해 돈이면 다 된다는 무지한 우리의 현주소를 돌아보고 더 늦기 전에 진실한 가치로 인생을 살기를 깨닫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피에타(Pieta)’는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으로, 성모마리아가 죽은 그리스도를 안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이나 조각상을 말한다. 로마 산피에트로대성당 입구에 있는 ‘페이타’ 상은 미켈란젤로가 25세때 프랑스인 추기경의 주문으로 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피에타’를 경건한 마음, 경건한 동정(同情)이라는 뜻으로 ‘신이여 불쌍히 여기소서’라며 기도할 때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