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원미경찰서는 4일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려놓은 글을 보고 대출을 해주겠다고 연락을 한 뒤 지난 8월부터 한달동안 24명으로부터 대출 진행비 명목으로 2천여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최모(26)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 가운데 제도권 금융기관에서는 대출을 받기 어려운 딱한 처지에 놓인 여성이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중년 남성의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현혹시키는 수법으로 접근해 대출을 받도록 해주겠다며 수수료를 요구해 뜯어낸 혐의롤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일정한 직업조차 없는 무직자로 사기죄로 징역을 살고 지난 7월 출소한 지 한달만에 믿음을 주는 중년 남성의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이른바 ‘꽃거지’로 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로부터 피해를 입은 대표적인 사례는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하며 원룸에서 생활하던 조모(31·여) 씨로, 집주인이 방을 빼달라는 요구에 집을 구하려고 했으나, 껑충 뛴 전세값으로 집을 구하기가 어럽던 차에 모인터넷사이트에 대출받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글을 보고 자신도 급전이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다는 것.

조씨는 얼마 후 팀장이라는 직책으로 전화를 걸어온 최씨로부터 직업과 4대 보험을 만들어 손쉽게 대출을 해주겠다는 말에 솔깃했고, 최씨는 심사팀에서 전화가 오면 금융회사를 다니며 250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다는 말을 하라며 친절하게 안내해 주며 조씨에게 대출 진행비 명목으로 처음 6만원을 받아낸 뒤 대출한도를 상향시킬 수 있다며 수수료를 요구하며 무려 20차례에 걸쳐 360만원을 뜯어냈다.

최씨는 이같은 수법과 더불어 인터넷에서 물품을 판매한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24명으로부터 2천여만원을 가로챘고, 소액 단위로 가로챈 돈은 모두 유흥비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담당한 부천원미경찰서 지능팀 정성기 팀장(경감)은 “최근 손쉽게 대출해 준다고 속여 수수료를 가로채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만큼, 정상적인 금융기관 대출상품이 아니면 일단 의심해 봐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