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한해를 정리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거세개탁(擧世皆濁)’을 선정했다.

교수신문은 지난 10~19일까지 전국 교수들을 다생으로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 응답한 262명의 교수 가운데 281.1%인 176명이 ‘거세개탁’을 꼽았다고 23일 밝혔다.

‘거세개탁’은 ‘온 세상이 모두 탁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바르지 않아 홀로 깨어 있기 힘들다’는 뜻으로, 중국 춘추전국시대 초나라의 충신이었다가 모함을 받아 관직에서 밀려난 굴원이 “어찌 그 꼴이 됐느냐”고 늙은 어부가 묻자 “온 세상이 흐린데 나만 홀로 맑고 뭇사람이 다 취해 있는데, 나만 홀로 깨어 있어서 쫓겨났다”고 답한 데서 유래된 말이다.

교수신문은 “혼탁한 한국 사회에서 위정자와 지식인의 자성을 요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힌 ‘거세개탁’ 외에 대권재민(大權在民·나라를 다스리는 권력은 백성에게 있다)이 26%(163명)로 2위에 올랐고, 무신불립(無信不立·믿음이 없으면 일어설 수 없다)이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뜻의 ‘엄이도종(掩耳盜鐘)’이 선정됐고, 2010년에는 ‘진실을 숨겨 두려 했지만 그 실마리는 이미 만천하에 드러나 있다’는 뜻의 ‘장두노미(藏頭露尾)’가 선정됐으며, 2009년에는 ‘바른 길을 쫓아서 정당하고 순탄하게 일을 하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 한다’의 의미의 ‘방기곡경(旁岐曲逕)’이 선정된 바 있다.

한편, 교수신문이 매년 12월에 선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는 각 분야 교수 40명으로부터 사자성어 28개를 추천받은 뒤 교수신문 필진과 명예교수 30명이 5개를 추려내 전국의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선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