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구청의 제 논에 물대기식 일방행정
주민의 문화복지 서비스는 나몰라라.

- 오정문화센터 폐쇄방침에 반대한다 -

최근 몇 년 동안 주민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일방행정으로 인해 부천시민의 불만은 점차 커져만 가고 있다. TV실내경마장, 화장장 문제, 원미산 난개발,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문제 등으로 시정의 주인인 시민들과 갈등을 잇달아 만들어내고 있으며 그 심각성은 중앙언론에까지 보도될 정도이다.
이러한 시 집행부의 독선적 시정추진을 본받기라도 하듯이 최근 오정구청이 보여주는 행태는 점입가경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오정구청은 주민의 의사에 반하여 오정문화센터를 폐쇄한다는 방침을 정하여 시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실시된 이래 변화된 것은 각 자치단체의 청사가 과거의 중앙청보다 커진 게 전부라는 웃지 못 할 농담이 회자되고 있다. 공무원들도 쾌적하고 편리한 근무환경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열악한 재정자립도에도 불구하고 오정구청이 낡은 임대건물에서 새로운 청사를 지어 옮긴 것을 많은 시민들이 이해한 것이다.
특히 오정구청의 신축과 함께 5층 공간을 문화센터로 만든 것은 시민과 함께 하는 시정의 징표로 이해되어 주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연인원 10만 명의 이용이라는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오정구청은 일방적으로 문화센터를 폐쇄하겠다고 했다.
부천시 하면 문화적 기반이 비교적 잘 마련된 곳이라는 인상이 있지만 20만 인구가 사는 오정구에는 문화공간이 오정문화센터 하나뿐으로 상대적으로 낙후 지역이다. 그래서 오정문화센터폐쇄방침은 더욱 시민들의 아쉬움과 배신감이 크다 하겠다.
폐쇄 이유는 늘어난 구청직원들의 사무공간과 체육시설 등으로 쓰기 위해서라고 한다. 연면적 2만여㎡인 구청사에서 부대시설이 차지하는 9천여㎡를 빼면, 구청 직원들이 사용하는 공간은 1만 천여㎡이다. 이를 현재 근무하는 구청직원수(정원 197명, 현재는 190명)로 나누면 1인당 58㎡(17.5평)이다. 복도와 계단, 화장실 등을 감안해도 작지 않은 면적이고 소사구나 원미구의 경우와 비교해도 결코 좁지 않다.
반면 문화센터가 차지하는 공간은 전체면적의 1/40 정도인 약 5백여 ㎡에 지나지 않는다. 오정구청 직원 10명이 차지하는 면적에 겨우 맞먹는 규모일 뿐이지만, 이 공간이나마 연인원 10만의 문화센터 이용자에게는 막대한 효용성을 제공해왔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오정구청은 직원 10명(연인원으로 환산하면 3650명)을 위하여 연인원 10만 명의 주민 편의를 외면한 셈이다. 이는 공무원을 위한 시정이지 구민을 위한 시정이라 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재도 좁지 않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면 충분히 해결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당국이 팔짱을 끼고 구청을 두둔하는 가운데 오정구청측은 곧 들어설 대형 유통업체의 공간 등에 문화센터가 마련될 터이므로 그곳을 이용하면 된다며 시민의 편익을 무시하고 있다. 따라서 일부 부천시민들 사이에는, 시민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편리한 이용을 외면하는 처사인 오정문화센터 폐쇄의 진짜 목적은 소비를 부추기는 유통업체를 비호하려는 것이라는 의혹마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부천시 당국의 일방행정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러한 일방행정, 관치행정을 감시하고 바로잡도록 시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시의회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데 시민들의 불만과 분노가 더해지고 있다. 시장이 소속된 특정정당 일색으로 이루어져 독선적인 시정에 대해 아무런 견제도 하지 않고 거수기 노릇만 하는 의회에 대한 실망이 적지 않다.
오정구민을 비롯한 부천시민들은, 시민이 시정의 주인이라는 말은 사전에서나 찾을 수 있는 구두선에 지나지 않는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지 큰 숙제를 안고 있다.
부디 부천시당국과 의회는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참뜻을 되새겨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시정으로 돌아가기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바란다.

2007년 7월 7일

나눔과 살림의 공동체사회를 열어가는 부천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