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한 방송에 출연했던 조세형.

<‘대도(大盜)’ 조세형… 좀도둑 전락>

조씨는 1970~1980년대 부유층과 유력 인사의 집에서 수억원대의 금품을 털어 일부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줘 ‘대도’, ‘의적’으로까지 불렸다.

1982년 11월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붙잡혔을 당시 그의 나이는 38살이었다. 그는 그 이전까지 10차례 교도소를 들락거리며 16년간 수감생활했고, 그해 3월에 7년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집에서 압수한 보석류와 고급시계는 마대자루 2개 분량이었고, 그 중에는‘물방울 다이아몬드’를 비롯해 루비 사파이어 반지는 물론 당시에는 이름도 생소한 파텍 필립, 피아제, 카르티에 시계 등 수많은 금품의 내역이 공개되면서 부유층들이 되레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당시 압수품 중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5.75캐럿의 물방울 모양의 다이와 5.6캐럿의 보트 모양의 다이아 2개였다. 당시엔 라운드 컷 0.3캐럿 다이아가 75만원, 0.5캐럿이 160만원이었고 2캐럿 이상짜리는 시중보석상에서 구할 수도 없었다. 경찰은 혹시라도 진열 중 물건을 잃을 수 있다고 판단해 다이아 실물을 내놓지 않았고, 피해자들의 명예를 고려한다며 실명 대신 가명을 쓰거나 일반인이 잘 모르는 부인의 이름만 공개했고, 물방울 다이아 등 원소유주에 대한 의혹과 소유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는 1883년 4월14일 구형공판에서 무기징역에 보호감호 10년을 구형받고 구치소로 이송되기 전 구치감에 잠시 머무는 사이에 수갑과 포승을 풀고 구치감 환기통을 뜯어내고 탈주했다가 115시간 만인 4월19일 붙잡히기까지 세상을 들썩이게 했다.

그의 절도행각에 법원은 징역 15년을 선고했으며, 1998년 11월 출소한 이후 종교인으로 변신해 새로운 삶을 사는 듯했다. 조씨는 선교활동 중 만난 여성과 결혼한 뒤 경비업체의 자문위원으로도 일했고, 대학에 범죄학 특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2001년 신앙 간증차 방문한 일본 도쿄에서 대낮에 빈집에 침입해절도행각을 벌이다가 현지 경찰에게 체포돼 징역 3년6월을 선고받고 일본에서 복역하면서 ‘대도’에서 ‘좀도둑’으로 전락했고, 2005년에는 서울 마포구의 치과의사 집을 털다가 검거됐다.

특히 2009년에는 부천의 한 금은방 주인집에 침입해 일가족을 흉기로 위협하고 금품을 뺏은 혐의(강도상해)가 드러나면서 지난 2011년 9월9일 안양교도소에서 출소하자마자 경찰에 체포돼 같은달 30일 구속기소됐지만 재판부와 국민참여재판 배심원들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70대 고령에 오른팔과 다리가 불편한 데다 무거운 처벌을 받을 위험을 무릅쓰고 범행에 가담했을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으며, 배심원도 9명 전원 무죄평결을 내린 바 있다.

이듬해인 2010년에는 억대 귀금속 장물알선 혐의로 붙잡혀 2년형을 선고 받았고, 당시 그는 내연녀와 생활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그가 2013년 4월3일 또다시 좀도둑질을 하다가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