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5일 ‘2008 부천 세계 무형문화유산 엑스포’(이하 '세계무형문화유산 엑스포') 사무총장겸 총감독을 맡아 한달여 동안 11명의 팀원들과 철야작업을 하면서 엑스포 행사기획을 총괄해온 권병웅 교수(중앙대 국악과)가 전격 사퇴키로 함에 따라 행사 개최가 사실상 불투명하게 되는 등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병웅 교수는 어제(28일) 오후 엑스포 조직위의 이사회가 끝난 직후 사퇴 입장을 전달했으며, 내일(30일)부터 그동안 함께 일해온 팀원들과 엑스포 관련작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철수하기로 최종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권 교수의 사퇴 배경은 본인이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관계로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더부천>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확인한 바로는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돼 있는 데다, 쓸데없는 곳에 시간을 소모하는 경우가 많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 교수는 또 세계무형문화유산 엑스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일부 인사들의 지나친 행사 관여 및 간섭으로 인해 행사 준비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불만이 많이 쌓여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런 사퇴 배경에 비춰볼 때 권병웅 교수는 사무총장겸 총감독으로 임명된 직후부터 세계무형문화유산 엑스포 행사의 기획 및 프로그램 등 전반적인 준비작업을 한달여 동안 철야작업을 해오면서 이른바 ‘절이 싫으면 스님이 떠나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자신의 거취를 최종 정리한 것으로 보여진다.

권병웅 교수는 이에 앞서 29일 오후 3시께 <더부천>과 이루어진 전화 통화에서 어제 열린 엑스포 조직위의 이사회에서 사무총장과 총감독의 직제 분리 추진에 따른 입장을 물었으나 즉답은 피한 채 일전에 자신의 기사에 따른 요청한 사진과 관련하여 “그동안 철야작업을 하는 바람에 집에도 가지 못했다”며 “추후에 언론과 일괄적으로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만 밝혔을 뿐 자신의 사퇴 결심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권 교수의 전격 사퇴는 그가 그동안 국내외에서 열린 유수한 굵직굵직한 문화예술 관련 축제 및 공연 등의 행사에 연출 및 총괄기획을 맡아온 화려한 경력에 비춰볼 때 ‘2008 부천 세계 무형문화유산 엑스포’ 개최를 불과 행사 5개월을 앞둔 시점에서 전격 사퇴한 것은 행사 개최가 사실상 불투명하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뜩이나 세계무형문화유산 엑스포(10월10~20일)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지적이 나온 마당에서 엑스포 행사를 한달여 동안 총괄 기획해온 권병웅 교수가 전격 사퇴함에 따라 새롭게 총감독을 맡을 유능한 인물을 영입하는 작업도 촉박한 행사 개최 시기를 봐서 도저히 불가능한 상태다.

따라서 부천시가 당초 기대했던 대외적으로 내세울만한 국제적 규모의 내실있는 엑스포 행사 개최는 현 여건상 물리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하게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올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따라 부천시가 올해 개최할 예정인 ‘2008 부천 세계무형문화유산 엑스포’ 행사를 이벤트 대행사 등을 통해 무리수를 둬가면서까지를 개최를 강행할 경우 초라한 ‘동네 잔치’로 전락할 소지가 다분히 높은데다, 어려운 재정난 속에 마련한 64억원의 예산을 낭비한다는 지적 또한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권병웅 교수가 세계무형문화유산 엑스포 사무총장겸 총감독에서 전격 사퇴키로 결정한 마당에서 올해 예정됐던 엑스포 행사를 무리하게 개최하기 보다는, 한번쯤 숨고르기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강력하게 제기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물론 그동안 세계무형문화유산 엑스포를 대내외적으로 널리 홍보해온 부천시 입장에서는 올해 예정된 행사 개최를 포기하는 것은 쉽게 수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왕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기 보다는 부천시 자체 노하우로 일단 한번 해보자는 식으로 엑스포 행사를 강행할 경우 문화행사 기획 및 연출 전문가가 배제된 상태에서 ‘국제 행사’라는 타이틀로 주먹구구식으로 치르기에는 부천시로서는 너무 큰 위험 부담을 안게 되는 우(愚)를 초래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팽배할 수 밖에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부천시가 세계무형문화유산 엑스포를 국제적 행사로 당초 예상했던 대로 알차게 치르기 위해서는 그동안 올 한해동안 면밀한 검토와 분석 등 주도면밀하게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작업을 하는 기간으로 정하고, 내년에 공식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여론이 본격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보여 향후 부천시의 공식 입장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