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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비평]‘인분 투척’ 부천시 기자실에 무슨 일이?
 
더부천 기사입력 2008-03-31 23:03 l 부천의 참언론- 더부천 storm@thebucheon.com 조회 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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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주 경기도 부천에서는 한 기자가 다른 기자들에게 인분을 뿌리는 소동이 발생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일이 발생한건지, 김경래 기자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질문 1> 김 기자, 기자가 다른 기자한테 인분을 뿌렸다는 건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답변 1>

사건이 벌어진 건 지난 17일 인데요. 당시 부천시청 기자실에는 부천시의 시민단체들이 총선 기간에 언론 모니터 계획 등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기자회견: “질문해 주시면 집행위원장께서…”

일문일답이 끝날 무렵,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가 총선 이후에도 언론에 대한 모니터를 계속할 거냐고 질문했습니다.

그러자 일부 기자들이 기자회견과 상관없는 질문을 하지 말라고 막았습니다.

<인터뷰> 김범용(부천시민연대 언론모니터위원장/목격자): “질문을 하니까 다른 모 기자가 그런 쓸데 없는 질문을 하느냐 하고 하는 과정에 멱살을 잡고 구석으로 몰아치고…”

당시 양기자의 질문을 막은 기자는 양기자가 술에 취한 것 같아서 막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민창기(시대일보 기자): “들어올 때부터 눈이 좀 안 좋더라고요. 제가 봤을때. 그래서 제가 시민들이 잔뜩 있는데 혹시라도 실수를 할까 봐.”

몸 싸움이 벌어지던 중 양주승 기자가 미리 준비한 인분을 기자실에 뿌렸습니다.

<인터뷰> 양주승(부천타임즈 기자): “기자의식이 없는 사람한테는 말이 통하지 않아요. 그래서 똥물을 뿌림으로서, 중앙언론에서 언론 실상이 이렇다는 것을 보고 뭔가 자정하고 자숙할 수 있는 개혁될 수 있는 계기를 제가 만들어보려고 했습니다.”

민 기자를 비롯해 오물 세례를 받은 기자 6명은 양 기자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질문 2> 김기자, 내용을 보니까 돌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이른바 준비된 거사였던 것 같은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겁니까?

<답변 2>

사실 이번 사건의 이면에는 홍건표 부천시장과 일부 지역언론과의 해묵은 갈등, 그리고 언론과 언론과의 갈등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홍 시장에게 비판적인 언론과 또 홍 시장에게 우호적인 언론이 대립하고 있다는 말인데요.

지난 2006년 지방 선거 때 홍건표 시장은 검찰에 뇌물 수수 혐의로 고발된 적이 있습니다. 이 때 일부 지역 언론들이 크게 보도했었구요. 홍 시장은 당선 이후에 이 언론들에 대해서 노골적인 반감을 표시해왔었습니다.

시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사를 비난했습니다.

<녹취> 홍건표 부천시장: “우리 부천시에는 홍건표 죽이기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언론과 기자가 있는 것을 시민 모두가 알고 계실 것입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때, 부천자치신문 김선관 사장,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인천일보 김병화 기자, 경기일보 오세광 기자, 부천매일 김정온 기자등 편파보도를 하며 홍건표 낙선운동 및 반대 운동을 계속해 왔습니다.”

홍 시장이 비난한 경기일보와 부천매일은 지난 2월 홍 시장이 시와 이권관계가 있는 지역 기업인과 골프외유를 다녀 왔다고 폭로했습니다.

전국적인 반향은 컸지만 이른바 친 시장파 언론의 보도는 달랐습니다.

<인터뷰> 오세광(경기일보 기자): “중앙지는 다 받았죠. 중앙지는 다 받았고, 지역에는 부천타임즈가 보도했고 부천자치신문이 보도했고, 부천 데일리뉴스가 보도를 했고, 계속 보도를 해줬죠. 나머지 신문들은 거의 다. 부천신문 같은 경우는 홍시장 해명으로 일관을 했고”

골프 외유를 폭로한 기사가 나간 뒤 홍 시장이 간부회의에서 일부 언론사에 보도자료와 행정 광고를 주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부천매일에 보도됐습니다.

하지만 시장측은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합니다.

<녹취> 공보실장: (시장님의 발언이 사실인지…) “그건 어제 말씀 드렸잖아요. 아니라는 거.” (기사가 다 났잖아요.) “그건 뭐…기사야…그대로…아닌걸…” (그럼 대응을 하셨어야죠.) “대응할 가치가 없는 걸 대응을 해.”

하지만 취재진이 입수한 회의 녹음 자료에는 보도 자료를 주지 말라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녹취> 홍건표 시장: “경기일보 안 보고 안 받겠습니다. 협력될 수 없는 언론과는 이제는 선을 그어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철저히 차단해서 아주 이번에 뿌리를 뽑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행정 정보를 요구해도 최대한 거부하세요. 차단하세요.”

윤병국 부천시 시의원은 이 같은 홍 시장의 대응을 비판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인터뷰> 윤병국(부천시의원): “행정력을 동원한 언론탄압이라고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에 제가 거기에 대해서 글을 썼던 것입니다.”

그러자 부천시청 기자실에서 간사 역할을 하는 시대일보 박재근 기자가 윤 의원을 찾아왔습니다.

시장을 비판하는 글이 부당하다고 윤 의원에게 항의했습니다.

<인터뷰> 윤병국(부천시의원): “기자단 회장이라는 사람이 제가 언론 탄압에 대해서 글을쓰고 나서 저를 찾아와서, 그런 언론에 대해서는 행정광고를 주지 않을 수도 있고 보도자료를 제한 할 수 있지 않는 것이냐. 않는 것이지 않느냐라는 이야기를 저에게 와서 했습니다.”

<인터뷰> 박재근(부천시출입기자협의회 회장/시대일보기자): “부천에 활동하는 언론인들이 많습니다. 그 분들이 바보가 아니고 나름대로 잘 나간다는 기자들인데 그분들 의견에 맡겨주십시오. 언론인들이 그 부분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그 부탁하러 왔습니다. 그게 답니다.”

며칠 후 박재근 기자는 윤 모 의원이 위원회 활동을 빼먹는 등 의정활동에 불성실하다는 고발성 기사를 썼습니다.

그러자 윤 의원은 ‘해바라기 언론’이라는 제목으로 부천시 언론계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양주승 기자는 이 글을 부천타임즈에 전제했습니다.

그러자 박재근 기자는 양 기자에게 격렬하게 항의했습니다.

<인터뷰> 양주승(부천타임즈 기사): “욕을 하면서 너 이 자식 왜 그 글을 실었어. 내려. 그래서 우리 회사의 편집방향에 따라서 싣는 건데 왜 내려라 올려라 하느냐, 그러니까 핸드폰 목소리에서 들려와요. 야 양주승이 잡아 가지고 와, 참 기가 막힐 노릇이죠.”

<인터뷰> 박재근(기자단 회장/시대일보 기자): “기자는 반드시 상대방을 어렵지만 한 번 찾아가고 두 번 찾아가서 안되면 통화해서 그걸 확인한 이후에 기사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랬더니 아 이 **가 말을 까고. **하고 그래서 ** ***하는 것이 말 까는 거야. 지금 누가 **했어. 그러니까 끊어버리더라고요.”

그날 오후,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이 열렸고 양 기자는 기자실에 가서 다른 기자들에게 인분을 뿌렸습니다.

<질문 3> 김기자, 그러니까 친 시장파와 반 시장파의 갈등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 된 그런 내용이군요. 그런데 아까 보다 보니까 부천시청의 기자단 회장이라는 직함이 나오던데, 이게 어떤 직함입니까?

<답변 3>

보통 기자들이 편의상 간사를 뽑아서 취재일정 등을 조율하게 하는 건 많이 봤는데 부천시청에는 특이하게 출입기자 협의회 회장이라는 직책이 있습니다.

<질문 4> 그럼 이 출입기자단 회장은 보통 기자단 간사하고 다른 역할을 하나요?

<답변 4>

회장과 총무를 중심으로 한 기자단 간부들은 기자회견의 질문자, 질문개수, 기자회견 시간 등을 결정하는 역할을 행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출입기자단 회장이 하는 가장 큰 역할은 광고를 언론사별로 나눠주는 역할입니다.

지역에서 기업이 지역 언론에 광고를 할 때는 보통, 개별 언론사에 광고를 주지 않고 기자단에 한꺼번에 광고를 주고 이 광고를 기자단 총무와 회장이 언론사별로 나눠주는 형태가 되는거죠.

기자단 회장이 직접 광고를 따내기 위해 일종의 영업활동을 하기도 하고 이를 분배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부천 중동에 세워지는 66층 주상 복합 건물의 모델하우스 개장식입니다. 테이프를 자르는 내빈 가운데 현 기자단 회장과 당시 기자단 산악회장이 눈에 띕니다.

지난해 국내 최초 실내 스키장 개장식에도 같은 기자 두 명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습니다.

버스 터미널 개장식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자단 회장은 일종의 광고 수주를 위한 영업활동이라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박재근(기자단 회장/시대일보 기자): “소개하는 측에서 이런 분들도 여기 관심 가지고 오셨다 라고 자랑거리가 됩니다. 이렇게 다니면서 얼굴을 팔리면서 기자단 회장이라는 부분에 대한 상품의 가치를 높여주자 나쁜 쪽으로 말고요.”

기업들이 지역 언론사에 개별적으로 광고를 하지 않고 기자단을 통하는 이유는 잡음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 강영백(더부천 기자): “어느 기업체에서는 진짜 지역 사회 공헌하는 언론한테 광고도 주고 싶은데 주면 몇 군데만 나가면 다른 데서 문제 제기하죠. 우린 왜 안주냐 그래서 항의하죠. 그러다 보니까 기업체에서는 기자단에 맡기는 거에요. 얼마 주고 당신들이 알아서 하시오. 그러면 기자단은 미운 놈 고운 놈 가리는 거죠.”

이 때문에 기자실 회장단은 일종의 권력을 갖게 됩니다.

기자단의 광고 배정에 불만을 가지는 기자들도 많습니다.

인분을 투척한 양 기자는 지난해 부천영화제 광고 배정에서 누락됐습니다.

양 기자는 영화제 사무국을 찾아가 언성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양주승(부천타임즈 기자): “부천타임즈는 제외되고 다른 매체에 다 광고가 배정이 됐더라고요. 섭섭하죠. 물론 제가 거기서 흥분을 했던 건 사실이죠.”

<인터뷰> 박재근(기자단 간사/시대일보 기자): “4년 전에는 7개 신문사가 다 갈라먹고, 2-30개 지역지는 거의 안 줬습니다.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4년 전부터는 부분적으로 일간지가 받으면서 지역지 몫을 받아옵니다. 당신들 조금 더 써서 지역지도 먹고 살아야지. 그래서 배분합니다.”

이 때문에 광고의 통로가 되는 기자단을 둘러싼 기득권 싸움이 치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강영백(더부천 기자): “결국 기득권 싸움이죠. 다른 거 없어요. 내가 마음에 맞는 기자가 그 기자단을 운영했으면 하는 바람, 그거에 대한 충돌이에요.”

이러다 보니, 지역언론에서는 정확한 정보전달, 비판과 감시라는 기본적인 기자 윤리가 자리잡기 힘든 상황입니다.

<질문 5> 참 복잡한 사건이네요, 정치적인 갈등도 있고, 광고를 중심으로 한 기자단 내부의 갈등도 있고. 뭐 그렇군요.

<답변 5>

부천지역은 인구가 87만명 인데요. 이곳에서 활동하는 지역언론만 47개에 이릅니다.

지역언론사들이 최소한의 재정자립도 안되는 상황에서 광고를 따기 위해서 생존을 건 경쟁을 합니다.

그런데 광고를 잘 받으려면 정치 권력, 경제 권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됩니다.

이렇게 광고를 받기 위해 유착을 하게 되고, 유착하게 되면 지역언론의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고, 이런 악순환이 지금 부천지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지역 언론인들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조홍식(부천헤럴드 기자): “여기 나와 있는 사람들은 실질적으로 그겁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몸부림을 쳐야 해요. 자기 가족 생계를 책임져야 되는데 현실적인 처우는 제대로 안되 있죠. 돈을 벌어서 내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할거 아닙니까. 그들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생계수단이 광고입니다.”

<인터뷰> 김정온(부천매일 기자): “최근에 미얀마 골프 사건 이후에 진행되는 그런, 상황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과연 내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겠느냐. 이렇게 운영이 힘든 상황에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겠느냐 이런 생각이 솔직히 들어요.”

<인터뷰> 박재근(시대일보 기자): “가끔씩 전두환 대통령이 왜 언론 통폐합을 했을까. 그 당시는 기억은 나지만 그 사람을 한번 만나고 싶어요. 어떤 때는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했는가 궁금해서.”

부천 지역의 언론 문제는 사실 다른 지역에서도 모두 갖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입니다.

하지만 지역언론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지역언론이 필요가 없다 이런 식으로 인식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부천에서 취재하는 도중에도 지역언론의 제대로 된 역할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묵묵하게 실천하는 부천지역 기자들도 여러 명 만날 수 있었습니다.

네, 김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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