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원미구청 정기재 건설과장(사진)이 토목직으로 30여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시를 틈틈이 써오다 최근 ‘애기똥풀’, ‘사연들의 기지개’, ‘이상한 문제’, ‘금기’, ‘풍금소리’ 등 5편이 계간지 ‘리토피아’(바로 가기 클릭) 가을호에 추천돼 시인으로 등단했다.

강우식 시인은 추천평에서 ‘음악에도 일가견이 있고 나름 재주가 많은 시인으로 알고 있다. 시를 읽으며 누군가 그 재주의 물고를 확 터주면 일사천리로 잘 흐르리라 나는 확신한다. 나의 경우에도 시인이 되기 전과 시인이 된 후의 작품이 완연히 달라졌기에 그런 기대를 나는 걸어본다’고 했다.

정기재 과장은 ‘이상한 문제’라는 시에서도 공직생활에서 접한 일상을 담아냈다. 다음은 ‘이상한 문제’ 전문.

주민센터에 나타난 그 사람, 말투에 꼬깃한 세월이 묻어있는데, 세든 사람 얘기다. 사라진지 석 달, 밀린 월세는 보증금을 넘었고, 문을 딸 수도 없는데, 창틈으로 빨래만 물려있단다. 쉼 없는 얘기에 가리사니를 구하는데 그를 소개한 사람의 주소가 필요하단다.
정보보호란 얘기가 불을 질렀다. 이사한 주소만 알려달라는데, 이게 시민을 위한 자세냐고 호령이다. 변호사의 무료상담을 받아보라 달래 보낸다.
다시 온 그 사람, 변호사의 상담은 주민센터에 가서 잘 얘기해 보라 한다네. 법이 있어도 법을 얘기 않는 변호사, 답이 있어도 법이 아니면 안 되는 주민센터, 그 사람은 동사무소가 야속하고, 동사무소는 변호사가 어이가 없고 변호사는 그 사람이 막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