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천초등지회는 21일 부천 관내 전·현직 초등학교 교장 18명이 건강식품범 위반 혐의로 입건된 것과 관련, “공교육기관을 사기업의 돈벌이 대행업체로 전락시킨 학교장들의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교조 부천 초등지회는 “공교육기관이 갖는 신뢰를 악용해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사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학부모의 개인정보까지 넘긴 행위는 교육자로서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행위“이라고 지적하며 ”학교 당국이 직접 나서서 아이들의 건강식품을 싸게 판매한다고 홍보한 탓에 아이들에게 이 식품을 사 먹이지 못한 부모들의 불편한 마음과 소외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부 학교장들의 파렴치한 행태는 무상급식, 무상교육을 추구하는 평등교육의 철학조차 져버린 것”이라며 “교육의 공공성이 훼손되고,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보다 돈이 우선이 돼 가는 사회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듯해서 더욱 씁쓸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학교 당국은 그동안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쳤다는 이유로 이런 관행을 정당화 해왔다”며 “학교장들의 관행도 상식 밖이었지만, 동시에 학교운영위원회도 학교장의 의중을 승인하는 형식적 기구를 넘어서 더 민주적이고 독립적으로 학교 운영을 감시하고 의견을 피력하는 기구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 부천초등지회는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보다 사기업의 이익을 대변해 교육기관의 공공성을 훼손한 비민주적·반교육적인 학교장들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교 현장에서 자행되는 비교육적인 관행들이 모두 뿌리 뽑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부천원미경찰서는 지난 16일 초등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발송하는 가정통신문을 이용해 건강기능식품인 유산균을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과장광고를 통해 8억원 상당의 수익을 올린 유산균 업체 대표 2명과 이같은 과장광고를 가정통신문에 게재하고 발송 및 판매에 협조한 혐의(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부천시내 전·현직 학교장 18명을 입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