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에 부천에서 ‘묻지마 살인’이 발생해 시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부천오정경찰서는 주유소 아르바이트가 하기 싫어서 구치소에 가기 위해 지나가던 행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지적장애 3급인 라모(33) 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라씨는 지난 1일 오전 4시께 부천시 오정구 여월동의 주택가 골목길에서 식당 일을 마치고 목욕탕으로 가던 권모(50·여) 씨에게 다가가 흉기로 5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라씨는 범행 후 인근 공원으로 달아났다가 날씨가 춥자 집에서 점퍼를 입고 나와 범행 현장에서 50m 떨어진 주택가 골목에서 서성거리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오전 5시15분께 긴급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라씨는 “이틀 전부터 주유소 일을 시작했는데 손님들이 스트레스를 줬다”며 “일도 하기 싫고 쉬고 싶어서 사고를 치면 구치소에 들어갈 것같아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라씨는 최근 옮긴 주유소에서 신원 확인용 주민등록등본을 떼오라고 말해 자존심이 상했고, 범행 전날에 퇴근 후 집에서 막걸리를 마신 뒤 기분이 나빠져서 1일 새벽 1시30분께 흉기를 들고 나와 범행 대상을 찾다가 남편과 함께 운영하는 식당 일을 마치고 혼자 목욕탕으로 가던 권씨를 발견하고 흉기를 마구 휘두른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