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첫 메르스 1차 양성 판정 60대 남성… “부천 이씨와 접촉”

부천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이모(36) 씨의 메르스 감염 경로는 폐암 말기의 부친(66)이 5월26~28일까지 서울 대형병원 응급실에 입원, 병문안(병간호)를 하는 과정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부천시가 파악한 이씨의 감염 경로에 따르면 서울 대형병원에 입원했던 이씨의 부친이 5월29일 오후 1시께 임종이 임박하면서 병원측에서 퇴원을 요구해 부천시 소사구 모요양병원으로 옮겨 입원했다가 이날 오후 7시38분께 사망했고, 원미구 모병원 장례식장에서 5월30일 장례를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씨 가족들은 서울 대형병원로부터 5월31일에 부친이 입원했던 5월26~28일 동안 14번째 메르스 확진자와 응급실에서 노출됐다는 연락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이씨 가족들은 부친이 메르스 확진자에 노출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것은 이미 장례식을 치른 뒤였다.

이어, 이씨는 5월31일 오후 8시께 오한(惡寒)이 나기 시작했고, 6월1일 소사구 모의원을 방문해 수액주사를 맞았다고 한다.

이씨는 6월3일에도 같은 병원을 찾아 근육통 주사를 맞았고, 같은날 발열(發熱)로 인해 원미구 모병원을 찾아 외래진료 및 혈액 독감 인플루엔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총 4회에 걸쳐 타미플루 처방(복용)을 받았다고 한다.

이어, 이씨는 6월5일 오후 5시50분께 원미구 모병원 옥외 메르소 진료소를 방문했고, 방문 당시 체온은 39℃를 보였으며, 인플루엔자 신속 항원검사 결과 A형, B형에서 ‘양성’ 판정이 나와 포터블 X-Ray 촬영 결과 폐에 약간 이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병원측 감염병 담당자가 오후 6시20분께 소사보건소에 신고했다.

신고받은 소사보건소 역학조사반은 이날 오후 7시께 병원에 도착해 의료진 면담에 이어 역학조사 후 객담을 채취해 이날 오후 9시께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고, 6월6일 오전 2시29분께 이씨의 메르스 1차 양성 판정 통보를 받았다.

소사보건소는 앞서 6월6일 0시5분께는 모친(65)과 남동생(35)를 보건소를 방문토록 해 역학조사 및 검체(객담)을 채취했고, 이씨와 함께 국가지정 격리병동에 입원 조치했다.

이같은 감염 경로를 볼 때 이씨는 사망한 부친이 서울 대형병원 응급실에 입원했을 당시 14번째 메르스 확진자에게 노출되면서 부친의 병문안을 하는 과정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씨의 부친이 부천시 원미구 소사동 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를 당시 약 70여명이 조문한 것으로 알려져 조문객들 중 3차 감염 우려도 배재할 수 없게 됐다.

실제로, 이러한 우려는 6일 오후에 현실로 나타났다.

부산광역시에서 이날 첫 메르스 1차 양성 판정을 받은 60대 남성(61)이 부천에서 1차 양성 판정을 받은 이씨가 친척(조카)로, 이씨의 부친이 위중할 때부터 장례기간인 5월27일부터 6월1일까지 서울 대형병원 병문안 및 부천에서 장례식을 치르면서 이씨와 접촉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6월1일 부산에 돌아온 뒤 구토 증상을 보이면서 6월3일 부산의 병원을 찾았으며,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메르스 진단 검사를 의뢰한 결과 6일 오후 메르스 1차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이날 새벽에 메르스 1차 양성 판정을 받은 부천에 사는 조카인 이씨와 접촉을 통해 메르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천시는 메르스 1차 양성 판정을 받은 이씨의 경우, 부친의 장례기간(5월29~30일)은 메르스 잠복기간으로 통상 감염력이 없다고 판단하지만, 조문객들 중 감염이 의심될 경우 병원과 보건소를 찾아 검진토록 적극 안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또 이씨의 부친이 사망하지 직전 입원했던 요양병원과 이씨 등 가족들이 찾았던 소사구 괴안동과 원미구 소사동 등 2개 의료기관의 입원 환자 및 외래환자를 추적해 검진토록 하는 한편, 의료진 및 의심 시민에 대한 가검물을 채취해 검사를 의뢰키로 했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6일 오후 11시30분 시청 3층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부천에서 첫 메르스 1차 양성 판정을 받은 이씨의 감염 경위 및 이동 경로 등에 관해 시간대별로 상세히 설명했다.

다음은 김만수 부천시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부천 메르스 양성 판정자 이동 경로 <전문>.

*부천시는 이날 메르스 1차 양성 판정을 받은 이씨가 방문한 의료기관 등의 명칭을 공개하기로 한 것은 3차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부천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데 우선이라고 판단해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