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가 홍건표 시장의 정책적 의지와 결단에 의해 추진하고 있는 추모공원 조성사업이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이슈화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부천추모공원추진위원회(위원장 김곤재)는 16일 오후 5시 시청 5층 접견실에서 회의를 열고 지난 1월부터 두달간 전개한 추모공원 찬성 서명운동에 대한 결과와 경기도 등 중앙부서에 서명서 제출 등에 관해 논의하면서 “5.31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들을 대상으로 추모공원 조성 관련 찬·반 입장을 물어 공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추모공원조성추진위는 특히 이날 회의에서 5.31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별로 추모공원 조성과 관련한 찬·반 입장을 묻는 질의서를 보내 그 결과를 공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해 자칫 선거법 시비에 휘말릴 소지도 안고 있다.

선관위에서는 이번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 유·불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집중 단속한다는 방침을 정해 놓고 있는 마당에서, 추모공원조성추진위가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별로 추모공원 조성사업 관련 질문서를 보내는 방식으로 찬·반 입장을 물어 공표할 경우 선거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부천시는 이날 오전 10시 제12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추모공원 찬성 서명과 관련한 시정질문 답변에서 “추모공원 찬성 서명자수가 30만2천817명으로 집계됐으나, 동별 서명자수는 추모공원 조상을 반대하는 주민과 지역간 불화의 원인이 될 수도 있어 밝힐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부천추모공원조성추진위가 주민과 지역을 대표하여 출마하는 후보자별로 추모공원 조성사업 관련 찬·반 입장을 묻는 기자회견을 갖고 결과를 공표할 것이라고 논의한 것은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못한 처사이며, 부천시가 시의회에서 밝힌 입장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오히려 추모공원 조성사업 찬·반 서명자수에 대한 단순 비교를 통해 지방선거에서 정치적 이슈화를 부채질 한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마저 다분하다.

추모공원조성추진위의 이날 회의에서는 한나라당 임해규 의원(부천원미갑)이 주최한 ‘장사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에 대해서도 일부 추진위원들이 성토하는 의견을 제시했는가 하면, 특정 종교에서는 절차 등을 무시하고도 반드시 필요한 시설인 만큼 찬성하는 입장이라는 발언도 나오는 등 추모공원 조성사업과 관련한 정치인의 찬·반 의견 개진조차도 정치적 해석을 곁들여 선거전에서 호(好)·불호(不好)의 이분법적 잣대를 들이대려는 분위기마저 감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건표 시장이 이날 회의에서 추모공원 조성 추진에 따른 인센티브와 관련해 “역곡동 일대 지역개발을 위해 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자칫 선거법 시비에 휘말릴 소지를 안고 있어,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너무 성급한 발언’이라는 지적과 함께 ‘홍 시장 주변에는 참모가 없다’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부천시가 추진중인 추모공원 조성사업은 지난해 10.26 원미갑 국회의원 재선거 당시에도 출마후보 6명 모두가 전면 재검토 및 광역 화장장 추진을 검토하겠다는 공약을 내거는 등 선거전 최대 이슈로 떠올랐으며, 특히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에서는 이상수 후보(현 노동부장관)의 표밭갈이를 위해 ‘화장장 결사 저지’를 준당론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결과는 한나라당 임해규 후보가 압승으로 끝났으나, 다가오는 5.31 지방선거에서도 화장장 추진 행정적 절차 방식 등을 둘러싸고 부천시장 후보 선거전에서는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