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에 체크카드와 현금 등 3억원 상당을 전달하고 수수료를 챙긴 국내 총책 등 1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천원미경찰서는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국내 계좌수거 총책인 중국인 A(32)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인출수거책 B(38)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위해)에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SNS를 통해 지시를 받고 저금리 대출을 받도록 해 주겠다며 피해자들을 모집해 3억원 상당을 가로채고 수수료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예금통장과 체크카드 등 계좌 수거책, 현금인출책, 중간수거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한 이들 가운데 지난달 22일 계좌수거 국내 총책 중국인 A씨와 계좌를 수거해 건네준 B씨 등 3명을 순차적으로 검거해 A씨를 구속했다.

이어, 같은달 26일 보이스피싱으로 입금된 현금을 인출해 중국으로 송금하는 국내 송금총책 조선족 C(47ㆍ여) 씨와 현금ㆍ체크카드 등 수거책 D(32) 씨, 돈을 받기로 하고 이들 조직에 계좌(체크카드)를 양도한 E씨 등 9명을 검거해 C씨 등 2명을 구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계좌수거 총책인 조선족 A씨는 지난 9월초 여행비자로 입국해 계좌 수거책 2명으로부터 인천공항과 서울 소재 지하철역 등에서 수차례에 걸쳐 보이스피싱에 속아 양도한 피해자들의 체크카드를 B씨 등 수거책들로부터 건네 받아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했다.

또 송금총책 C씨는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현금 수거책들로부터 수억원 상당을 건네받아 국내로 입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직접 건네주거나 송금하는 등의 수법으로 피해자들이 입금한 현금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현금 인출책들은 저축은행 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들이 신용등급 향상 수수료, 기존대출금 상환 등 명목으로 입금한 현금을 인출하고, 현금 수거책이 수거해 송금총책인 C씨에게 전달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 조직은 SNS와 전화로 장소를 지정해 주고 현금 인출책과 수거책을 만나게 했으며, “○○ 택배냐?”는 질문으로 상대를 확인하고 현금과 체크카드를 건네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로부터 피해를 본 대표적 사례로는 070전화를 통해 “○○캐피탈”이라며 “저금리 대환 대출을 해 주겠다며 기존 대출금 600만원을 입금하면 3천만원을 대출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600만원을 입금해 뜯겼다.

경찰은 체크카드 등 계좌 수거책 3명을 부천과 서울에 있는 지하철역에서 차례로 검거하고, 이들로부터 대포폰 4대, 통장 1개, 체크카드 3개를 압수했으며, 현금 등 수거 및 송금책 5명도 부천, 서울 등지에서 차례로 검거해 이들로부터 현금 1천800만원, 대포폰 4대, 통장 1개, 체크카드 5개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이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계좌수거책과 현금인출책들에게 범행을 지시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SNS 대화명이 동일한 것을 확인하고 같은 조직의 하부조직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는 한편,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국 총책을 추적 수사하고 있다.

부천원미경찰서 관계자는 “저금리로 대출해 주겠다며 수수료 등을 요구하거나, 사용료를 주겠다며 계좌 양도를 요구하는 경우 이에 속지 말고 경찰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