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4기 부천시정에서 찬반 논란 속에 추진됐던 부천시 추모공원(화장장) 건립사업이 민선 5기 출범 이후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시민 장례불편 해소를 위한 대안 마련을 놓고 적지않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민선 5기 김만수 시장은 6.2 지방선거에서 춘의동 그린벨트 내 건립을 전제로 추진해온 화장장 건립사업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를 공약으로 제시하고 “시민 장례불편이 없도록 인천시와 부평화장장- 대장동 하수처리장 동시 이용 협약 및 경기도와 협의해 권역별 광역화장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민선 5기 출범 후 인천시와 부평화장장 이용 방안 협의가 물밑에서 진행되면서 순조롭게 해결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인천시와 협의가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천시민의 장례불편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부천시는 부천시민들이 현재 부평화장장을 이용할 경우 인천시민(6만원)에 비해 100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이용료를 낮춰주고, 화장로 15기 중 2기 정도를 부천시민 전용 화장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대장동 하수처리장 공동 이용 및 오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 부천종합운동장과 부천실내체육관을 사용토록 한다는 제안을 인천시에 하고 있다.

하지만 부천시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인천시는 부평화장장의 사용자가 많아 인천시민이 사용하기에도 부족하다며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조선일보는 지난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부평화장장은 사용자가 계속 늘면서 화장로 5기를 더 만드는 사업이 진행, 내년 4월이면 완공되면 화장로가 20기가 되지만, 인천시는 인천시민의 화장률이 빠르게 늘고 있어 다른 지역과 같이 사용하면 인천시민들이 오래 기다려야 하는 문제가 생겨 부천시민들이 함께 사용할 형편이 못된다는 입장이다.

부천시와 인천시의 뭍밑 협의는 좀더 지켜볼 문제이지만, 이로 인한 부천시민의 장례 불편이 우려되면서 부천시의회 박노설 의원(한나라당)은 10일 제166회 2차 정례회 시정질문을 통해 “부천시가 제안한 빅딜을 인천시에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경기도내 광역화장장 건립도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부천시민의 장례 불편에 대한 시의 대책은 무엇인지 밝혀달라”고 물었다.

박 의원은 또 화장장을 운영중인 수원시와 성남시 외에 용인시, 안산시, 이천시, 포천시, 연천군은 화장장 건립계획을 마련 추진중이고 양주시도 검토중인 것과 관련, “부천시에서도 부천시민의 화장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백지상태에서 화장장 건립문제를 다시 검토 추진할 수 없다고 본다”며 시의 의향을 물었다.

박 의원은 특히 ‘백지상태에서’라고 전제해 민선 4기에서 추진해온 춘의동 그린벨트 내 건립부지 이외의 다른 지역에 화장장 건립부지 선정을 통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장완희 시의원(한나라당)도 이날 시정질문을 통해 부천시의 화장장 대책을 물었다. 장 의원은 “부천시와 인천시간 하수종말처리장의 빅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부천종합운동장 시설 지원, 시흥ㆍ안산시와 협의 등 설만 무성한데, 현재 화장장 협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언제쯤 실현 가능한 지 답변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장 의원은 “반드시 임기 중에 (화장장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실천의 의미로 2년내 해결하지 못하면 현 시청사에 화장실을 설치하겠다고 선언할 각오가 돼 있고, 시장실을 시민를 위한 화장장 시설로 변경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시장의 생각은 어떠냐”고까지 물어 김만수 시장의 인내심에 대한 한계가 어디까지이어야 하는지, 좀 도가 지나치다 싶은 질문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