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는 21일 오후 5시20분 서부전선 최전방에 위치한 김포시 ‘애기봉’ 등탑 성탄트리 점등식에 참석한다.

이날 점등식은 천안함 공격, 연평도 포격 등 이어지는 북한의 도발 중단을 요구하고 통일을 염원하기 위해 여의도 순복음교회가 추진한 행사이며, 애기봉 등탑은 지난 2004년 북의 요청으로 점등이 중단된 지 7년만에 다시 점등된다.

김문수 지사는 이날 오전 도 간부공무원들과 개최한 실국장회의에서 “우리 땅에 불을 밝히는데 포격을 가한다면 명백한 도발 행위”라며 평소 밝혀왔던 강력한 응징 의지를 다시 표명했다.

김 지사는 또 어제(20일) 실시된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훈련에 대해 “주권의 존엄성을 지킨 아주 잘한 훈련”이라고 평가하고 “내부 국론 분열은 더이상 안 된다”고 말했다.

애기봉 등탑은 점등시 전력사정이 좋지 않은 북한에서는 개성에서까지 식별이 가능해 서부전선 대북 심리전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곳이며, 이 때문에 그동안 북한에서는 애기봉 등탑 점등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김 지사는 최근 “국론 분열이야 말로 북이 노리는 심각한 비대칭”이라며 국민들의 확고한 안보의식 확립을 강조해 왔으며, 통일전망대보다 북한에 더 가까운 애기봉을 안보교육과 병행한 안보관광지로 개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점등식에는 김문수 지사를 비롯해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이호연 해병대 2사단장, 유영록 김포시장, 이영훈 목사, 교회 신자 및 군부대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애기봉은 어떤 곳?
애기봉은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과 군사분계선을 따라 흐르는 임진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해발 154m의 높지 않은 야산으로, 북한과 불과 1.8㎞ 떨어져 있어 전망대에서 육안으로도 북한 땅을 바라볼 수 있을 정도여서 날씨가 좋을 때는 북한의 개성시를 둘러싼 송악산까지 보인다. 애기봉에서 개성 시내까지의 거리는 약 25㎞로, 약 40㎞ 떨어진 서울보다도 가깝다.

애기봉은 김포반도와 한강 하구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감제고지(瞰制高地)라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유사시 한강 하구를 건너려는 북한군의 움직임을 관측할 수 있어 서울과 인천을 비롯해 수도권 주요 도시들로 이어지는 길목인 김포반도를 방어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애기봉이란 이름은 병자호란 당시 평양 감사가 사랑하던 애첩인 기생 ‘애기’를 데리고 한양을 향해 피난하던 중, ‘애기’만 한강을 건너고 감사는 북으로 다시 끌려가자 ‘애기’가 이곳에서 감사를 기다리다 죽었다는데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