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시설관리공단 김영의(58) 이사장이 29일 오후 4시 부천종합운동장 공단 1층 대회의실에서 퇴임식을 갖고 제7대 공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정진환(57) 상임이사도 이날 함께 퇴임식을 하고 제4대 상임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김 이사장은 준비한 원고없이 퇴임사를 통해 “내가 살기 위해서 남을 잘못되게 해서는 안된다”며 ‘아생타살(我生他殺)’ 식의 분위기가 팽배한 공단 내부 직원들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이사장은 “내가 살기 위해서는 자기 희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그동안 공단에 있었던 일은 가슴에 안고 간다”면서 공단 직원들에게 “사랑한다”는 말로 퇴임사를 갈음했다.

김영의 이사장과 정진환 상임이사의 이날 동반 퇴진은 지난 25일 내부 인사조치에 이의를 제기해온 여직원 이모(30) 씨가 자살한 것과 관련, 도의적 책임을 지고 이날 오전 김만수 시장에게 사의를 표명한데 이어 이날 오후 퇴임식을 갖고 거취를 정리했다.

후임 공단 이사장 선임은 김만수 부천시장에게 맡겨졌으며, 상임이사 후임은 이사장 임명 이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공단 내부 조직을 안정시키고, ‘복마전’을 연상케 하는 얽히고 설킨 직원 인사문제에 대한 강도 높은 인적 쇄신과 개혁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공단 내부문제가 정리될 때까지 부천시에서 파견한 간부공무원으로 하여금 공단의 고질적인 문제 파악을 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공단의 내부 조직 개편 및 인적 쇄신작업이 제대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특정 직원들에 의존하기 보다는 모든 것을 ‘제로(0)’에서 출발해 철저한 분석을 통해 노상 및 노외주차장 직원 인사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마련하고, 내부 직원들간 갈등 치유 등을 위해 모든 문제를 원점에서 검토해 ‘환골탈퇴’를 위한 대대적 수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현재 부천시 시설관리공단에 맞딱뜨린 개혁 및 쇄신작업에서 있어서 무엇보다 한가지 원칙을 견지해야 할 것은 올해로 창립한 지 12년(1999년 7월1일 창립)을 맞이하는 만큼, 이제 더 이상의 정치적인 접근 및 외부 입김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주차관리원 채용 및 근무지 지정 문제는 분명한 원칙 하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해묵은 과제 가운데 가장 우선적으로 꼽히고 있으며, 내부 직원들의 알력 다툼 역시 하루 빨리 청산해야 할 문제 중 하나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지방공기업에 걸맞게 철저한 행정적 접근 및 경영 성과를 내기 위한 투명한 조직 관리와 인사시스템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단의 내부 위기는 몇몇 직원들의 입김에 의존해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 그 싹을 도려내지 않으면 또다른 제2, 제3의 내부 속앓이는 계속해서 불거져 나올 수밖에 없다.

어느 조직에서건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상기할 때 공단 내부 직원들의 통렬한 책임 통감 및 자성과 더불어 부천시의 향후 공단 수습 대책에 따른 책임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