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7호선 연장건설사업 구간의 공사를 맡은 업체들이 입찰 과정에서 한 공구씩 나눠 입찰을 해서 공사를 맡은 사실이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6개 대형 건설업체에 담합 판정을 내리고 과장금을 부과하는 한편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건설공사 입찰에서 담합한 6개 대형 건설업체를 검찰에 고발하고 모두 22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키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별 과징금 규모는 대림산업 28억5천만원, 현대건설 39억2천500만원, 대우건설 40억7천500만원, 삼성물산 45억7천800만원, GS건설 35억4천200만원, SK건설 31억4천400만원 등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6개 건설업체들은 지난 2004년 서울시가 발주한 지하철 7호선 서울 온수~ 부천~ 인천시 청천동 구간 연장공사에서 서로 담합, '나눠먹기'로 한 공구씩만 입찰했다.

총 사업비 1조2천456억원짜리 이 공사는 턴키(설계와 시공 일괄 입찰)의 일종인 대안입찰 방식으로, 현장설명회에서 공개된 원안 설계보다 나은 신기술이나 신공법, 공사기간 단축 등을 담은 대안설계를 제시하는 입찰방식이다. 발주자가 먼저 안을 제시한 뒤 더 나은 안을 들고 온 입찰자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같은 대안입찰을 통해 지난 2004년 11월 701공구는 대림산업, 702공구는 현대건설, 703공구는 대우건설, 704공구는 삼성물산이 각각 낙찰받았으며, 2005년 5월에 입찰이 실시된 705공구는 GS건설, 706공구는 SK건설에 각각 낙찰됐다.

공정위는 대안입찰의 경우 여러 평가요소 중 설계점수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설계비용이 공사의 5%를 차지하기 때문에 수주에 실패하면 80억원 이상의 비용이 날아 가게 된다는 것. 이에 따라 6개 건설업체들은 미리 담합해 각각 한 공구씩만 나눠 입찰하는 방식으로 모두 공사를 따냈다.

공정위는 6개 건설업체 중 한 곳의 내부자료 등에서 ‘자율조정 수주’라든가 ‘빅 6개사와 수주업무 협의중’ 등의 표현이 등장하는 것을 확인하고 담합의 증거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반면에 이들 6개 건설업체들은 공정위의 이같은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검찰 조사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