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차명진 의원(부천 소사)이 24일 오후 2시30분 국회에서 수도권 규제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과 관련, 환경규제를 들어 사실상 불가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정부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에서 하이닉스반도체의 이천공장 증설과 관련, 수도권 주민들의 삶의 질과 관련된 문제로 현재로서는 올해 안에(공장 증설 허용시)팔당 수계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검토를 끝내기 어렵다며 불가 입장을 밝히고, 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 증설에 대해 1,2차는 충북 청주로 유도하고, 3차는 경기도 이천에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이닉스의 팔을 비틀지 말라' 성명 발표

김문수 지사는 24일 오후 국회 브리핑룸에서 이규택·한선교·박찬숙·김애실·차명진·임해규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하이닉스의 팔을 비틀지 말라’는 제목으로 정부의 하이닉스반도체 공장증설 불허 결정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문수 지사는 성명서에서 “하이닉스는 지난 20년 동안 단 한 번도 환경문제를 야기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친환경기업으로 2004 국가환경경영대상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으며, 하이닉스 공장의 정화된 폐수를 이용하여 농사를 짓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구리가 진짜 환경에 문제가 된다면 환경전문가를 모시고 공개 TV토론하여, 과학적·환경적 사실을 명백히 하자”고 정부측에 제안하며 “대한민국의 일자리,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가로막는 것은 환경이 아니라 자유시장경제를 역행하는 현 정부의 국가균형발전론”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청주 인구는 63만, 이천 인구는 19만이고, 인구밀도도 청주가 이천보다 10배 가까이 높고, 청주의 기업체는 5천200개, 이천은 1천800개이며, 도시화율도 청주는 100%, 이천은 18%”라며 “서울 공장을 청주로 옮긴다면 몰라도, 이천 공장을 청주로 옮기면서 국가균형을 말하는 것은 억지”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하이닉스는 정부의 압박으로 작년 12월 1차 이천, 2차 청주, 3차 이천 수정안을 제출했고, 지난 15일에는 다시 1차 청주, 2차 이천, 3차 추후 결정이라는 2차 수정안을 냈으나, 정부는 다시 하이닉스를 압박하여 1,2차 청주, 3차 추후 결정으로 강압하고 있다”면서 “국가가 기업을 선택하는 시대는 가고, 기업이 국가를 선택하는 시대가 됐지만 오직 대한민국만 거꾸로 가는 바람에 지금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 가서 2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중국경제를 견인하고 있다”고 했다.

김 지사는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기업이 국민을 먹여 살린다”고 강조하며 “정부는 기업이 맘 놓고 기업 활동을 하도록 지원하고, 규제를 완화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기업의 해외탈출, ‘엑소더스’가 걷잡을 수 없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대한민국은 더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면서 “기업이 공장입지를 선택할 수 없고, 정부가 기업입지까지 강압하는 대한민국이 자유시장경제가 맞는가”라고 반문하며 “정부에 기업의 투자선택을 자유롭게 해줄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의 하이닉스 반도체 이천공장 증설 불허에 대한 항의로 25일 단행하는 삭발식에는 이규택 의원을 비롯, 조병돈 이천시장, 이종률 경기도의원, 김태일 이천 시의회의장 등이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