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수 부천시장이 6.2 지방선거에서 공약한 ‘주민참여예산제 실질적 추진’을 위해 시 관련부서와 시의회, 시민사회단체가 속도를 내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제 조례안은 오는 9월1일 개회되는 부천시의회 제164회 정례회에 상정을 앞둔 가운데, 지난 16일 오후 2시에는 시의회 3층 대회의실에서 부천시의회 참여예산연구회(회장 한계경 의원) 주최로 ‘참여예산제도의 올바른 시행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공청회에서 조재형 시 재정경제국장은 부천시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안에 대한 발제를 통해 “시는 주민참여예산제를 도입하기 위해 2007년 6월 조례안을 제정해 입법예고했으나 시민단체에서 형식적 조례라는 의견이 제출돼 제정을 보류된 이후 100여명의 시민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조례를 지난해 말 제정해 올해 1월 입법했지만, 또다시 시민단체가 문제를 제기해 시민단체의 의견을 전폭적으로 수용안 조례안으로 전면 수정해 이달 다시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 제정 취지로는 “지방예산 편성 과정에 보다 실질적인 주민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 재정(財政)민주주의와 제정 운영의 투명성, 책임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가 입법예고중인 주민참여예산제의 주요 골자는 부천시 일반 및 기타특별회계 본예산의 예산 편성 과정에 주민이 참여해 주요 사업의 우선 순위 조정과 지역 소규모 편익사업 선정 등에 관한 권한을 갖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운영조직은 우선 ▲매년 7~8월에 37개 동별 100명이내의 비상설 조직인 ‘동(洞) 주민회의’를 구성해 지역주민 의견수렴 및 지역내 소규모 주민편익사업을 선정하고, 이어 ▲매년 8~10월 동별 2명씩 74명의 시민대표와 대학교수, 시민단체 등 전문가 20여명 등 100명이내로 6개 분과위원회 및 운영소위원회로 구성된 ‘예산참여 시민위원회’에서 일반주민 의견 및 주민회의 요구사항을 심의ㆍ조정토록 하고 ▲필요할 경우 매년 11월에 주민대표 7명과 공무원 7명, 그리고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예산참여 조정위원회’로 하여금 ‘예산참여 시민위원회’와 시의 상충된 의견을 최종 결정 및 조정토록 한다는 것이 주민예산참여제도의 주요 골자이다.

이 가운데 ‘동(洞) 주민회의’는 동장이 선정기준, 모집기한을 공고해 신청을 받아 선정기준에 따라 심사해 선장하고 위원장ㆍ부위원장ㆍ간사를 두되, 간사는 해당 동 업무 담당자로 하도록 했다.

또 ‘예산참여 시민위원회’에 참여하는 100명 이내의 위원은 비영리 민간단체, 학교법인 등의 추전과 동(洞) 주민회의가 추천한 동별 주민위원 2명으로 구성하고, 임기는 2년으로 하되 한차례 연임할 수 있도록 했으며, 위원회 운영은 시장이 하고, 위원장ㆍ부위원장ㆍ간사를 두도록 했다.

또한 위원회 회의는 공개를 원칙으로 회의 종류 후 7일 이내에 시 홈페이지를 통해 심의안건, 의결내용 등을 공개토록 했으며, 매년 시의 예산 편성 이전에 주민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예산정책토론회를 매년 8월까지 개최하도록 했다.

조례안에는 시장이 주민참여예산제 운영방법, 정책수립, 연구개발 등을 위해 재정관련 전문가, 관련분야 종사자, 시민단체 관계자, 위원회 대표 등 10명 이내의 회원(임기 2년 연임 가능)으로 구성된 ‘주민참여예산제 연구회’를 둘 수 있도록 했으며, 매년 위원회 위원을 대상으로 ‘시민예산학교’(예산학교장은 부시장)를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부천시는 이같은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가 제정되고 운영조직을 구성해 예산 편성과정에 실질적인 참여활동을 전개하는 것은 2012년 예산 편성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이에 앞서 내년도 예산 편성과정에 주민참여를 실시하기 위한 시범적으로 ‘동(洞) 주민회의’를 구성해 운영하고, 시범 동은 4개동을 구별로 선정해 일정 규모의 소규모 주민편익 사업비를 배분하고 주민회의에서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예산참여 활동을 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조재형 국장은 “주민참여예산제도는 주민이 주체가 돼 지역 현안을 찾아내고 재정규모가 크든 작든 예산 편성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의 성공 여부는 지역주민의 적극적 참여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16일 열린 ‘참여예산제도의 올바른 시행을 위한 공청회’에서 김기현 부천YMCA 사무총장은 입법예고된 부천시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안에 대해 “선진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타 지자체 조례이 비해서도 구체적이 못하다”며 “9월 부천시의회 정기회의에서는 수정, 보완돼 상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총장은 “주민참여예산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주민의 예산참여에 관한 사항을 심의 조정하기 위한 ‘예산참여 시민위원회’ 구성이 타 지역에 비해 폐쇄적이고, 분과위원회에 부위원장까지 둘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 주민회의’ 구성에 대해서도 “주민자치위원회와 통장 등 기존 동(洞)조직 중심으로 구성하겠다 것”이라며 “다양한 시민사회와 시민들을 개방적으로 참여시키겠다는 주민참여예산제의 기본 목적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주민자치센터가 커뮤니티 센터(Community Center)로써 지역의 다양한 단체와 시민들을 네트워크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할 때 주민자치위원회는 일차적으로 마을만들기 등 주민자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한편, 주민대표 7명과 공무원 7명, 위원장으로 부시장이 참여하는 ‘예산참여 조정위원회’에 대해서도 “위원장은 시장이, 부위원장은 시민위원회 위원장이 해야 하며, 시민위원회의 수가 공무원 수보다 많아야 한다”고 했다.

김기현 사무총장은 “(김만수 시장의 공약사항인 만큼) 부천시 주민참여예산제가 타 지자체를 선도할 수 있도록 대담하고 혁신적인 시도와 실천이 뒤따라야 하는 만큼 현재 입법예고된 조례안을 수정해 9월 시의회에 상정돼야 한다”면서 “시는 가능한 이른 시일내에 시집행부, 시의회,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선진지 견학, 외국사례 연구 등을 거쳐 주민참여예산제 시행에 관한 최소 4년의 로드맵을 올해안에 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기진 원미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사무국장(상동주민자치위원장)은 “예산참여조정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모두 공무원으로 하는 것보다 부위원장을 시민위원회 위원장으로 하는 것이 시민위원회 의견을 반영하는데 충실할 수 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김인수 시의원(기획재정위)은 “실질적인 주민 참여를 유도하고 주민 의견을 반영한 예산 편성 비율을 높여나가는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하며, 자체 사업예산으로 한정되는 우선 순위 결정 범위를 경상경비로까지 확대하는 제도 운영의 로드맵이 절실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