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의회에서 초등학교 5~6학년 학기 중 점심 무상급식 예산항목 신설에 대해 ‘부동의’ 하는 한편, 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초등학교 5~6학년 무상급식비 42억원이 포함된 경기도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서도 재의를 요구하기로 하는 등 무상급식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서 내년에 초등 3~6학년으로 확대하는 무상급식 관련 대응 예산 마련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최우영 경기도 대변인은 지난 19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김문수 지사가 초등 5~6학년 학기 중 점심 무상급식 예산항목 신설에 부동의키로 한 취지에 대해 “원칙적으로 학기중ㆍ학교내 점심 무상급식은 교육청 사업이며, 도는 시ㆍ군과 함께 교육청이 담당하고 있지 않는 토요일, 공휴일, 방학, 방과 후 저소득층 학생 무상급식과, 꿈나무 안심학교 및 보육사업, 학교 용지 분담금 과거 미납분에 우선적으로 예산을 배분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하며, 가용재원이 계속 감소하는 현실에서 지방자치법 제127조 3항에 따라 부동의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 지사의 부동의 사유”라고 전했다.

최 대변인은 “도는 1차 부동의 했고 앞으로 도의회 예산안이 넘어오면 재의를 요구할 것”이라며 “현재 교육청이 추진하는 무상급식은 학생이 학교에 가지 않는 180일 점심만 해당하며, 나머지 180일은 학교 밖에서 많은 학생이 급식소, 음식점에서 쿠폰, 카드, 배달도시락으로 밥을 먹고 있는데, 도는 학교 밖에서 180일 동안 하루 세끼를 걱정하는 결식아동에 대한 급식부터 우선돼야 한다는 게 경기도의 일관된 정책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최 대변인은 “진정으로 학생을 생각한다면 점심 한끼 걱정할 게 아니라 세끼 걱정하는 학생부터 챙기는 것이 진정성 있고, 도민의 귀중한 혈세로 일부 학년(5~6학년)의 점심만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제공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고 현실에도, 이치에도 맞지 않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는 무상급식 방향에 대한 정책자료를 제시했다.

박수영 기획조정실장은 학교급식에 대한 경기도의 일관된 정책방향은 ▲가난한 학생부터 우선 급식해야 하고 ▲학교급식이 없는 날(토요일, 공휴일, 방학, 방과후) 결식아동도 챙겨야 하며 ▲학교에 다니지 않는 영ㆍ유아 보육도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도는 또 전체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을 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점심 뿐만 아니라 하루 3끼 모두를 지원하는 것에 정책의 우선 순위를 두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학교급식은 1년 365일 총 1천95끼 중 학교에 나가는 180일의 점심 한 끼인 180끼를 교육청에서 책임지고 있고, 나머지 학교에 나가지 않는 학교 바깥 915끼에 대해서는 경기도가 시ㆍ군과 함께 지원 중이다. 현재 11만6천889명의 결식아동과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급식지원을 하고 있다.

도는 가난한 학생들에 대한 급식지원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생활보호대상자에서 차상위계층 130%, 150%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차상위계층 150%까지 확대가 되면 총 33만9천명의 어려운 학생들이 급식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의 무상급식 5개년 계획에 따르면 이른바 ‘밥 걱정’ 없는 부잣집 아이까지 포함한 초ㆍ중ㆍ고 전체학생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할 경우 평일 점심 한 끼 1년 총 180끼에만 8천53억원이 소요돼 교육청과 도가 이 예산을 분담하더라도 도의 1년 가용예산이 3천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미 도의 예산범위를 넘어선다는 것이 도의 입장이다.

따라서 도는 부잣집 아이까지 하루 한끼, 그것도 학교에 나오는 날만 무상급식을 하기 위해 저소득층 아이들의 915끼를 희생하는 것은 정책 우선 순위에 맞지 않다는 판단이다.

현재 도와 시ㆍ군이 부담하고 있는 학교 바깥 급식 915끼는 쿠폰이나 도시락 배달 등을 통해 해결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학교급식보다 질은 더 떨어지고 비용은 더 들고 있는 실정이어서, 대부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학교 급식시설을 활용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915끼의 급식을 제공한다면 예산절약은 물론 고품질의 급식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학교에서 저녁 급식을 제공할 경우 방과후 방치되는 아이들을 2014년까지 300개소 설치를 목표하고 있는 꿈나무 안심학교나 방과후 교실로 흡수해 돌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도는 이같은 학교급식의 입장에 따라 앞으로 경기도의회의 무상급식 관련 예산안이 넘어오면 재의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경기도의회는 지난 19일 제254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어 무상급식 관련 42억원이 포함된 14조4천835억원의 경기도 2차 추경예산안을 재석의원 120명 중 찬성 78명, 반대 41명(기권 1명)으로 가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