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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칼럼] ‘행복한 의자’
‘능률과 안락의 기능을 지닌 도구’
의자를 통해 되새기는 삶의 의미… 
더부천 기사입력 2014-11-21 16:41 l 부천의 참언론- The부천 storm@thebucheon.com 조회 11622


▲김혜경作 ‘행복한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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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는 인류가 직립하는 자세에서 기원된 것으로, 의자의 전신은 산이나 들에 놓여 있는 쓰러진 나무 토막이나 돌 등 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서양의 경우 오래 전부터 입식생활을 주로 해왔기 때문에 생활방식에 따라 여러 양식의 의자들이 발전돼 왔지만, 우리나라는 방바닥이나 마루에 앉는 좌식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의자에 대한 역사적, 문화적인 면모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개화기 이후 입식문화로 전환이 되면서 우리의 주변에 의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현대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의자는 사람이 앉거나 몸을 기대는 하나의 도구입니다. 사람이 의자를 사용하게 된 이유는 일을 더 편리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활동하기에는 능률적인 것이 좋고, 쉴 때에는 안락한 것이 좋습니다. 이 때문에 의자는 능률과 안락의 기능을 지닌 도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의자는 사용 성격의 의미에 따라 권력의 핵심이 될 수도 있고, 상사와 직장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는 샐러리맨의 애잔함이 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사물 중에서 인생의 기쁨과 고통, 탐욕이 함축적으로 담겨 있는 것을 꼽으라면 의자를 선택하고 싶습니다.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 속의 의자는 서민과 사연을 지닌 사람들의 넋두리와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도구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드라마는 의자에 앉은 손님과 ‘심야식당’의 주인 고바야시 카오루가 서 있는 모습을 통해 말하고 듣고 전달하는 사람의 관계를 절묘한 구도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의자가 가진 안식과 내려놓음의 의미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의자는 다양한 의미와 상징체계를 내포하며 그 뜻을 확대 재생산하는 중요한 기제(機制)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사람은 한평생 수많은 의자에 앉습니다. 학창시절 교실에서 만나던 나무 의자, 사랑하는 이와 얼굴을 맞대던 식탁 의자, 공원에서 마음을 쉬어가던 벤치는 티끌에 불과합니다. 직장생활 속에서 우리는 또 얼마나 많은 의자와 만나고 헤어졌던지….

문득 ‘의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갑니다.

사람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의자, 때로는 사람을 기다리고, 또 사람을 만나는 장소를 제공하는 곳에서는 반드시 있는 의자, 책상은 없어도 의자는 필요한 곳이 더 많은데, 사물로 크게 돋보이지 않으면서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의자는 따뜻한 어머니 품같은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현대인들은 바쁘게 살아갑니다. 특히 일에 빠져 있는 이들이 많은데, 저를 포함해 사람들에게 휴식의 공간을 내어주고 싶었습니다. 저 스스로에게 주는 휴식이기도 하고, 이웃들에게 주는 쉼터이기도 합니다.

어떤 형태를 띄었든 의자는 안정·편안함·휴식의 존재가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림속 의자는 육체적 휴식 뿐 아니라 정신적 쉼의 상징입니다.

의자에 앉아 누구나 자신만의 가장 단순한 순간을 음미하고, 긴장을 늦출 수 있는 공간을 꿈꿉니다.

행복한 의자는 곧 어둠속에서 빛을 갈망하는 희망의 존재이자 이상을 연결시켜주는 매개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2014년,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행복한 의자에 앉아 올 한해를 잘 마무리하고, 다가올 새해를 준비하는 시간을 음미해 보시기 바랍니다.

◇김혜경 더부천(The부천)에 <민화(民畵) 칼럼>을 연재하는 김혜경 작가는 부천시 소사구 송내1동 소재 삼성약국 대표 약사로 ‘부천의 약(藥)손, 행복 약사’로 29년간 활동하고 있으며,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로 제5대 부천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돼 행정복지위원회 간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지낸데 이어,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지역구인 부천시 바선거구(심곡본동·심곡본1동·송내1동·송내2동)로 출마해 재선에 당선돼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 후반기 부의장을 역임했으며,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는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로 꼽혔으나 민화(民畵) 보급을 위한 재단 및 박물관 설립과 가톨릭대학교 행정학 박사과정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문화정책 관련 박사학위 논문 준비 등 개인적인 충전의 시간을 갖기 위해 3선 도전을 접었다.

대구여고와 효성여대(현 대구가톨릭대) 약학과와 가톨릭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부천시 약사회 여약사 회장·부천고 학부모회 총회장·부천시 약사회 총회 부의장·경기도 약사회 보건정책단장·부천시 체육회 운영위원·(사)한국청소년지도자연맹 경기도협회 부회장·(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부천시지회 후원회 부의장·민주평화통일 부천시협의회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거나 활동중이며, 부천전통민화협회 회장을 맡아 이르면 내년쯤 민화 보급을 위한 재단 및 박물관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메일(9880kim@hanmail.net).

◇민화(民畵) 조선시대의 민예적(民藝的)인 그림으로, 생활공간의 장식을 위해, 또는 민속적인 관습에 따라 제작된 실용화(實用畵)를 말하며 조선 후기 서민층에 유행했다.

민화는 장식 장소와 용도에 따라 종류를 달리하는데 이를 화목(畵目)별로 분류하면 화조영모도(花鳥翎毛圖)·어해도(魚蟹圖)·작호도(鵲虎圖)·십장생도(十長生圖)·산수도(山水圖)·풍속도(風俗圖)·고사도(故事圖)·문자도(文字圖)·책가도(冊架圖)·무속도(巫俗圖) 등이 있다.
다양한 유형으로 이루어진 민화는 생활형식의 오랜 역사와 밀착돼 내용이나 발상 등에는 한국적인 정서가 짙게 내재해 있고, 익살스럽고도 소박한 형태와 대담하고도 파격적인 구성, 아름다운 색채 등으로 한국적 미의 특색을 강렬하게 드러내고 있어 연구자에 따라서는 민화를 우리 민족의 미의식과 정감이 가시적(可視的)으로 표현된 진정한 의미의 민족화로 보기도 할 정도로, 민화(民畵)는 민중들의 추구하고자 하는 희망과 생각을 그대로 반영해 우리 민족에게 뛰어난 상상력 및 창의력과 남다른 유머 감각이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민화(民畵)에는 순수함·소박함·단순함·솔직함·직접성·무명성·대중성·동일 주제의 반복과 실용성·비창조성·생활 습속과의 연계성 등의 특성이 잘 나타나 기복(祈福)·사랑·익살 그리고 변화와 균형, 대비와 조화 등을 표현해내는 멋스러움 등이 담겨져 있다.

이같은 민화(民畵)에 대한 관심이 요즘에는 크게 줄어들어 전통과 명맥을 이어나가는 일이야말로 점차 사라져가는 소중한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키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민화(民畵)를 시대적 흐름에 맞게 선보이는 노력 역시 꾸준히 이어져야만 우리의 생활속에서 함께 호흡하는 대중적인 실용화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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