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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시론- ‘배려와 다양을 존중하는 나라’
“일본은 관광 선진국답게 여행자 편하게 배려
가게 들러도 졸졸 따라다니지 않고 부담 안줘” 
더부천 기사입력 2010-02-26 11:24 l 한효석 안골보리밥집 대표 pipls@naver.com 조회 7409


△한효석 안골보리밥집 대표. 홈페이지(www.pipls.co.krㆍ바로 가기 클릭)

지난 달에 일본에 놀러갔다 왔습니다. 친목회에서 달마다 돈을 걷어 2년쯤 모았는데, 가까운 곳에 다녀올 만한 경비가 되어 일본으로 정하였습니다.

때가 한 겨울인데다가 가족을 동반한 회원도 있어서 주로 온천을 다녔지요. 그러다 보니 대도시보다 시골과 중소 도시를 많이 다녔습니다.

우리는 여행 내내 즐거웠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벗어나 들뜨기도 했지만, 일본은 관광 선진국답게 여행자를 편하게 배려하였습니다.

생소하고 미흡한 것이 있었어도 그다지 불편을 못 느꼈습니다. 일본은 여행자가 겪을 불편을 낯설지 않게 하는 저력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치르고서야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찾아왔고, 우리도 관광이라는 이름으로 비로소 그때부터 외국에 나갔습니다.

과거 조선이 중국과 상대할 때도 일본은 일찌감치 서양과 접촉했지요. 낯선 사람과 만나는 경험에서 일본은 우리보다 한참 앞선 셈입니다.

우리가 일본 가게에 들어가서 얼마든지 자유로이 구경할 수 있습니다. 사기 싫으면 안 사도 됩니다. 부르기 전에는 직원이 우리를 아는 척하지 않습니다. 우리를 졸졸 따라다니지 않았습니다.

불친절한 것이 아니라 손님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가 부르면 언제라도 큰 소리로 대답하고 달려옵니다.

지금도 우리나라 백화점은 직원들이 허리를 앞으로 확 꺾고 큰 소리로 인사합니다. 어떤 때는 손님을 따라다니며 친절하게 안내하지요. 우리가 그것을 처음에 일본에서 배웠을 텐데, 일본은 손님을 좀더 배려하려고 지금 그런 방식을 버린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일본이 참 다양한 나라였습니다. 처음 며칠 우리가 모두 ‘회색 나라’라고 부를 만큼 대부분 건물색이 비슷했습니다.

맥도날드, 케이에프시 가게가 화려하게 돋보였고, 일본 가게는 기껏해야 출입구 깃발 현수막이 화려했을 뿐이지요. 그러나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앙증맞은 살림 도구, 화려한 액세서리, 깔끔한 소품, 자상한 눈썰미에 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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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온갖 것을 다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았습니다. 헌 것은 헌 것대로 잘 다듬어 씁니다.

예를 들어 100년이 넘은 낡은 목조 건물을 여전히 은행과 우체국으로 썼습니다. 아파트도 옛 목조 가옥 옆에 점잖게 딱 한 채가 서있습니다. 헌 집이라고 무조건 다 쓸어버리지 않고 그 나름대로 서로 인정하고 삽니다.

돌아보니 일본은 화산과 지진이 멀쩡히 숨 쉬는데, 그 옆에서 눈을 맞으며 노천 온천욕을 즐기는 곳입니다. 심지어 사찰에서 운세 쪽지를 팔고, 합격과 취직 부적을 팔았습니다. 회색과 무지개 빛, 헌 것과 새 것, 죽음과 삶, 옛 신앙과 새로운 세태가 공존하였습니다. 그런 모습이 여행 내내 부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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