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문화재단 후임 상임이사에 홍건표 시장 보궐선거 당시 ‘여성 특보’ 유력하게 거론
▶“정치적 자리 아닌 공모 실시 철저한 검증·전문성 갖춘 인사 발탁돼야”… 진통 예상돼


(재)부천문화재단 상임이사(4급 상당)에 대한 후임 인사와 부천시 평생학습센터 소장(5급 상당)에 대한 인사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민선시장의 논공행상식 낙하산 인사로 채워져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부천시와 부천문화재단에 따르면 시는 현 성수열 상임이사(49)가 오는 9월20일 임기만료를 앞두고 지난 7월19일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본격적인 후임 인사에 대한 인선작업에 들어가 짚풀공예전문가인 박모씨(47)를 사실상 내정하고 재단 이사들을 대상으로 사전 정지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박씨는 지난 6.5 보궐선거 당시 홍건표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여성특보로 활약하며 시장선거에 깊숙히 관여해 논공행상식 낙하산 인사라는 오해의 소지를 낳고 있다.

실제,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천시의회 김관수 의원(성곡동)은 16일 평시 시정질문(부천시의회 회의규칙 제67조에 의거 시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연중 시정질문서를 의장에게 제출하면 의장은 시장에게 송부해 10일이내 답변토록 돼 있다) 형식을 통해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시정질문 요지 아래 참조.

김 의원은 이날 “부천문화재단 상임이사는 정치적 임명이 되서는 안되는 자리이며, 연간 65억원의 예산 결재과 내부 인사권을 갖고 있는 중요한 자리인 만큼 문화예술 관련 전문경영인을 공개채용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 제시와 더불어 “시장이 바뀔 때마다 상임이사 자리가 교체될 경우 후유증이 심각한 만큼 독립적 산하기관으로 발전시켜날 수 있도록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을 포함한 시 산하 기관에 대한 공개채용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에 대한 시 집행부의 입장을 묻기로 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모 부천문화재단 이사는 “오는 9월20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성수열 상임이사의 경우, 문화재단 출범 당시부터 지금까지 무난하게 재단 운영을 해왔고 공연시즌제의 성공적 도입 등 문화, 여성, 청소년 관련분야 시설 운영에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임기만료일을 얼마 남지 상태에서 사표를 제출한 배경도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김관수 의원이 지적한 것처럼 “상임이사 자리는 정치적인 자리가 되서는 안된다”면서 “공개채용을 통해 부천지역 문화예술인은 물론 지역사회에서도 공감하는 인사를 발탁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인사 역시 “임기 4년의 시장직 수행이 아닌 민선 3기 후반기를 이끌 과도기적 성격의 시장으로 취임한 만큼 인사권이 시장에게 있다고 하더라도 논공행상식 밀실인사 형태를 답습할 경우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며 “해당 직위에 합당한 능력과 전문성을 갖췄는지 여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능력있는 인사를 발탁할 수 있도록 아예 이 참에 공모를 통한 투명인사 시스템을 갖추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부천지역내 한나라당 관계자들 역시 “홍 시장 코드에 맞는 인사를 발탁하는 것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지만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인데다, 후임 상임이사 자리는 곧바로 전임 인사와 비교되는 자리인 만큼 철저한 검증을 거쳐 투명하게 발탁되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 성수열 상임이사의 경우 사회복지사 출신에다 1990년대 부천YMCA 창립간사로 활동하며 사회복지사자격증(1급)과 10년 이상 청소년수련관장직을 맡아온 점 등을 높이 사 당시 원혜영 시장의 권유로 1999년 부천시설관리공단 문화사업본부에 발을 들여놓아 3개월여간 팀장으로 활동하며 능력을 검증받아 임기 3년의 상임이사직을 맡아 타 지자체에서도 주목받는 프로그램 도입은 물론 인사권 독립 등 나름대로 상당한 성과를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후임 인사로 거론되는 박모씨는 도서관학을 전공했으며 지난 1983년부터 짚 풀공예를 시작, 국내 개인전과 단체전, 시연회 등을 개최하고 문화센터 강사로 활동하는 등 짚풀공예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전통공예가로 1996년에는 경기도 우수공예인으로 선정됐고, 같은해 한국전통고유기술산업진흥협회를 설립해 러시아와 일본에 문화사절단을 파견하기도 했으며 2001년 경기도 여성상 예능부문을 수상했다.

현재 박씨에 대한 평가는 지역사회 내에서 찬·반으로 엇갈리고 있다. 전통 공예가로서 국내 몇 안되는 권위자이고 기획 능력과 아이디어가 탁월하고 추진력있는 여성지도자로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일을 벌려놓고 책임질 수 있을 만큼 경영능력은 검증받지 못한 '뉴 페이스'인데다 경험 부족 등으로 인한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않게 거론되고 있다.

부천문화재단 이사장인 홍건표 시장은 오는 19일 오전 10시30분 이사회를 소집해 놓은 상태여서 이날 후임 상임이사 인선과 관련한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천문화재단 상임이사는 이사회의 과반수 추천과 시의회 과반수 찬성을 거쳐 선임토록 돼 있다.

한편 5급 상당의 부천시 평생학습센터 소장 인선과 관련해서도 지난달 시장 보선캠프에 관여했던 인사가 물망에 올랐다가 슬그머니 원점에서 검토키로 방침을 정하고 모집공고를 통해 오는 9월중 인선키로 하는 등 논공행상식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와 부정적인 시각이 비등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더부천>은 이미 홍건표 시장 취임 직후 '한나라당 홍건표 시장당선자에게 바란다- 정파(政派) 초월, 시민 봉사자 초심 잃지 말아야'라는 제목의 '사설(社說)'을 통해 이같은 논공행상식 인사에 대한 우려를 지적한 바 있다.

<더부천>은 당시 사설을 통해 “홍건표 시장 당선자는 당선 소감을 통해서도 직접 밝혔듯이 '시장으로서 시민의 대변자가 되고 봉사자의 자세로 부천 발전과 시민을 위한 일이라면 정당을 초월하여 언제든지 누구와도 협조하고 협의할 것'이라고 밝힌 약속을 2년간의 잔여임기(2006년 6월말) 동안 반드시 지켜야만 할 것이다.

또한 '오직 부천만을 생각한다'는 홍 당선자의 마음은 충분히 헤아릴 수 있지만 다만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좀더 유연한 자세'로 부천시정을 이끌었으면 한다는 주문도 아울러 하고 싶다.

사족으로 한 가지 덧붙인다면, 홍 당선자 주변의 친인척이나 지인들이 시정(市政 )에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시 산하 외부기관단체의 요직을 차지하려고 드는 것에 대해서도 철저한 관리를 해야만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선거에서 홍건표 시장당선자의 선거전을 진두 지휘하며 일등공신 역할을 한 김문수 국회의원의 조언은 홍 당선저가 두고두고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김문수 의원은 홍 당선자의 당선이 확정된 후 <더부천>과 가진 전화 통화에서 “홍건표 시장 당선자가 낙선 후보들의 좋은 뜻을 잘 받들고 힘을 함께 모아 시정을 잘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특히 부천시장 자리는 정치적 자리가 아닌 만큼 정파를 떠나 시민의 시장이라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시장직이 오용되거나 남용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라고 정파를 초월한 투명한 인사를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을 포함한 시 예산을 출연해 설립한 산하 기관의 주요 요직에 대해서는 이같은 논공행상식 낙하산 인사에 대한 구설수와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더이상 불거져 나오지 않도록 공개채용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 산하 공직사회 내부와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인사는 타이밍이 매우 중요한데 홍 시장은 취임 이후 인사에 대해 신중을 기하는 것보다 결단과 추진의 타이밍이 훨씬 중요한데도 이를 놓친 나머지 시 직원들에 대한 인사는 물론 산하 외부기관의 인사 역시 첫 단추를 끼는데 적지 않은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조직개편안과 팀제 신설 및 통.폐합에 따른 시 직원들에 대한 인사에 있어서 최대 관건은 홍건표 시장 못지 않게 행정경험이 풍부한 권두현 부시장과 얼마만큼 원활한 의견조율이 이루어지느냐에 달려 있는 만큼 한번쯤은 내부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인사 타이밍’을 놓친데 따른 조직의 피로감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부천문화재단 상임이사 선임과 관련, 김관수 시의원 시정질문 요지는 다음과 같다.(요약분·존칭 생략)

“부천시 발전에 중대한 사안이라는 판단 때문에 회기중이 아닌 때에 부천시의회 회의규칙 제 67조 제1항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부천시장께 질문드리고자 한다.

시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부천문화재단의 상임이사는 실질적 이사장 대우 및 대표권과 결재권,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매우 중요한 자리이며 연간 사업 및 운영예산이 약 65억원이나 되는 부천시의 거대 산하기관의 자리인 만큼 정치적 논리로 자기 사람 심는 것 같이 보여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시 산하기관의 중요자리가 정치적 논리의 임명이 된다면 사업의 효율성도 문제가 되고 실무직원들도 근무의욕이 상실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부천문화재단 설립이 이제 만 3년이 되었으므로 이제는 문화재단이 사업 중심이나 시설관리가 아닌 부천문화재단 정체성 확립과 지역문화 인프라 구축에 중점적으로 운영돼야 하는 만큼 문화예술부분에서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전문경영인이 도입돼야 한다고 본다.

또한 부천시 시설관리공단도 같은 맥락으로 이사장은 시 고위간부를 파견하여 대외 대표권만 갖고 하고 실무운영 책임은 전문경영인으로 공개모집해 인사권과 결재권을 가지고 공단의 발전을 기해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부천문화재단 상임이사직을 개인의 문화예술활동가나 정치적인 논리의 입장에 의한 인사가 아닌 문화예술 전문경영인을 공개모집해 임명할 의향에 대한 답변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