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고단수’ 이상문(59) 오정구청장이 5일 오후 3시 명예퇴임식을 갖고 37년간 몸 담아온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아상문 구청장은 이날 이임식에서 세월의 빠름을 뜻하는 ‘오비토주(烏飛兎走·까마귀의 비상과 토끼의 질주)’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아직도 초임시절의 기억이 또렷한데 벌써 공직을 떠나는 인사를 할 시간이 다가온 것을 보니 역시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는 것같다”고 공직생활을 만추하며 “때로는 큰 보람 속에, 때로는 아쉬움과 안타까움 속에 많은 일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항상 최고의 인재들과 선후배, 동료로 함께 일하면서 열정을 불태울 수 있었던 것을 떠올리면 무한한 자긍심을 느낀다”며 후배 공직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우선 창조적인 공무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남들이 창조한 것을 가져다가 낮은 비용으로 만들어 부가가치를 창출했지만,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우리(공직자들)와 유사한 경험을 가진 모방의 대상이 사라져 가고 있고, 이제는 우리가 오히려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창의성만이 해답”이라고 했다.

그는 또 “시민의 입장을 고려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태도로 수요자 중심의 사고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민이 주인인 만큼 항상 ‘시민의 입장에서는 무엇이 옳은가?’를 먼저 생각하라”고 주문했다.

“공무원 생활을 하다보면 규정에 얽매이기 쉽고, 업무 특성상 유연한 사고 보다는 위험 기피적인 법규만을 중시하는 태도를 취하기 쉬운 것이 사실”이라며 “‘차가운 머리’와 동시에 ‘뜨거운 가슴’을 갖고 이러한 한계를 극복해야 하며, 수요자인 시민의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또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일해 줄 것”을 당부했다. “행정기관은 업무특성상 의사결정 권한이 직원 여러분 개개인에게 주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여러분에게 누구도 쉽게 누릴 수 없는 특권을 부여함과 동시에 커다란 책임을 수반하는 의무를 지우는 것인 만큼, ‘내가 최후의 보루’이고 ‘내가 구청장’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 달라”고 훈수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런 행정을 실천해온 행정 고단수는 “임기동안 산적해 있는 수많은 업무 속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며, 고민도 많이 하고 늘 긴장 속에서 지내왔다”면서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의 자세를 피력하고 “후생가외(後生可畏)라는 공자의 말이 딱 들어맞는 후배들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어 든든하며, 오정구는 (부천발전을 위한) 미래의 땅이고, 희망이 있는 도시”라며 “훌륭한 후배들이 오정구를 더욱 성장시켜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퇴임한 이상문 구청장은 충남 천안 출신으로 지난 1968년 4월 부천군 덕전면에서 공직을 시작, 1992년 10월 사무관(5급)으로 승진해 원미구 환경보호과장·청소과장·시립중앙도서관장·환경보호과장·의회사무국 전문위원·감사실장 등을 역임했고, 2001년 2월 서기관(4급)으로 승진했다.

복지환경국장·기획세무국장·행정지원국장을 거쳐 2004년 11월 총무국장으로 근무하다가 2005년 9월 오정구청장으로 취임해 2년6개월간 재직해 왔다.

넓은 포용력과 업무처리에 있어서 풍부한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비교적 조용하게 처리한다는 평을 들었다. 가족으로는 차순회(59) 여사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으며 취미는 등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