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부천시가 추모공원 건립 추진에 따른 서울시의 애매모호한 입장에 유감을 표시하고 나섰다.

부천시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시도 장묘문제 해결을 위해 서초구 원지동 일원에 추모공원 조성을 추진했으나 인근지역 주민과 서초구의 반대, 소송 제기로 지연되다가 지난 4월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얻어 낸 이후 원지동 추모공원을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며 “이런 서울시가 구로구의 인접지역에서 추진중인 부천시 추모공원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87만 부천시민의 속을 태우고 있다”고 밝혔다.

부천시는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구로구민과 서울시민이 사용하는 화장장은 경기도 고양시 대자동에 위치한 화장장을 이용하고 있는데도 ‘내가 살고 있는 지역 주변에는 안된다’고 구로구가 조직적으로 반대하고 서울시가 이를 방조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부천시는 또 “서울시민이 사용하지만 경기도내에 위치하고 있는 비(非)선호시설은 화장장·공설묘지·봉안당 등 장사시설 12개소, 쓰레기·분뇨·폐기물처리장 등 환경시설 4개소, 기타 노숙인·장애인 등 수용시설 28개소 등 총 44개소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며, 다수의 서울시민은 서울시의 화장장 부족으로 수원과 성남의 화장장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서울시 혐오시설이 경기도지역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부천시는 이어 “서울시는 기초자치단체에서 발생하고 있는 갈등현상을 적극 조정하여 공공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노력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구로구의 조직적인 (추모공원 건립) 반대를 묵인하고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많은 수도권 시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면서 서울시의 태도를 꼬집었다.

또한 “최근 보건복지부의 국정감사에서도 수도권의 화장대란은 불과 몇년 후의 일로 예견됐음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와 건설교통부 등 관계부처가 너무 미온적”이라며 정부의 화장장 문제해결 의지에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는 “화장장은 반드시 필요한 공공시설”이라며 “인근 주민의 무조건적인 반대는 화장장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비롯된 대표적인 님비현상”이라며 “ 반대 주민을 설득하고 공공시설 설치를 권장해야 할 정치인이나 행정기관이 오히려 주민을 선동하고 앞장서는 일은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지난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화장률은 56.5%에 달해 지난 1996년 23.0%에서 10년만에 2.5%가 증가했고, 시·도별 화장률은 부산 77.7%, 인천 72.4%, 서울 68.2%, 경기 64.0% 등으로 우리나라의 장례문화가 매장에서 화장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전국 47개소 210여기의 화장장 중 인구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수도권지역 화장장은 4개소 62기에 불과해 화장장 확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