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대부업체(캐피탈)을 사칭해 ‘보이스 피싱’(전화 금융사기)으로 수억원대를 가로챈 조선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천소사경찰서는 18일 국내 유명 캐피탈 및 소속 직원을 사칭해 대출 보증료와 선이자 등을 먼저 입금하면 대출해 준다고 속여 수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조선족 ‘보이스 피싱’ 대출사기단의 인출책 우모(29) 씨를 구속하고, 송금책인 배모(33), 최모(35) 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 14일 부산에서 검거된 ‘탈주범’ 이대우가 검거되기 전인 지난 12일 전국 경찰관서에서 동시에 실시된 일제 검문검색 과정에서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우씨 등은 지난달 14일 김모(43·여) 씨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국내 유명 캐피탈 대리를 사칭해 보증보험 대출을 해 준다고 접근, 김씨가 “전에 해당 대부업체(캐피탈)에서 대출받아 연체된 적이 있는데도 대출이 가능하냐”고 묻자 인지세와 조건부 대출금 6개월 이자를 입금하면 3천만원을 대출해 주겠다고 속여 10차례에 걸쳐 각각 다른 통장으로 705만원을 인터넷뱅킹으로 입금받아 가로채는 등 이달 11일까지 61명으로부터 총 2억3천1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우씨 등은 국내 유명 캐피탈을 사칭한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무작위로 전화번호를 선택해 ‘대출한도 승인 3천만원 대출 가능’ 메시지를 보내거나, 캐피탈 직원(대리) 등을 사칭해 “조건부 대출을 조건으로 보증보험료와 선이자를 먼저 입금하면 고액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콜책, 돈을 입금 받을 통장을 모집하는 통장모집책, 입금된 돈을 인출하는 인출책, 인출한 피해 금액을 수거하고 중국으로 송금하는 송금책 등을 꾸린 뒤 조직적으로 ‘보이스 피싱’(전화 금융사기)을 통해 대출사기를 벌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대출사기단이 경찰에 덜미가 잡힌 것은 지난 12일 ‘탈주범’ 이대우 검거를 위해 일제 검문검색을 실시하던 형사에게 쇼핑백을 든 인출책인 우 씨가 접근해 “물건 받으러 오셨내”며 말을 걸어와 “아니다‘고 하자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을 수상히 여겨 미행을 했고, 은밀한 장소에서 송금책인 배 씨를 만나 쇼핑백을 전달하는 현장에서 불심검문을 실시해 쇼핑백에서 5만원권 1천20만원의 돈다발을 확ㄱ인했으며, 우 씨의 차량에서 23개의 통장과 20개의 신용카드 및 전표를 발견하고 ’보이스 피싱‘ 사기단으로 판단해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이들을 조사 과정에서 중국 청도에 있는 조모 씨를 거점으로 국내 통장 모집 및 인출총책인 일명 ‘가양’·‘투’, 현금 인출하는 인출책 우 씨(구속), 인출한 돈을 받아 전달하는 전달책 배 씨와 최 씨(불구속), 중국으로 송금하는 송출책 일명 ’거‘ 등으로 조직된 ’보이스 피싱’ 대출사기단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압수한 23개의 통장 거래내역을 확인한 결과, 피해자는 61명으로 피해액은 2억3천100여만원에 달했으며, 피해자들 가운데는 실제로 이미 국내 유명 캐피탈에서 대출을 받았거나, 대출을 꼭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범행 대상으로 노리고 접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점조직으로 서로 이름 등을 모르고 대포폰을 사용했으며, ‘보이스 피싱’이라는 사실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각기 다른 여러 명의 명의로 된 수십개의 대포 통장으로 나눠 입금하도록 했고, 부정계좌로 신고해 돈을 인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에 대비해 통장을 1명이 돈을 인출하는 게 아니라 2명이 각각 나눠 각자 다른 장소에서 신용카드를 이용해 돈을 인출한 뒤 다른 사람에게 건네주는 치밀한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또 피해자들이 의심을 하고 회사의 전화번호와 주소지를 알려 달라고 하면 실제로 존재하는 국내 유명 캐피탈 전화번호와 주소를 알려주는 등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 돈이 필요해 대출받으려는 사람들을 범행대상으로 삼았다.
. 경찰은 이들로부터 압수한 휴대폰의 통화 내역과 금융계좌를 철저히 분석해 공범을 검거하기 위해 추적 수사중이다.

한편, 경찰은 최근 국내 유명 캐피탈 업체를 사칭해 무작위로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와 카톡 메시지를 보내 ‘조건부 대출을 조건으로 보증보험료·선이자를 먼저 입금하면 고액 대출을 해주겠다’는 ‘보이스 피싱’ 수법에 대출 사기를 당하는 피해자들이 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은 “은행과 캐피탈 등 대부업체의 경우는 전화상으로 먼저 돈을 요구하는 일을 절대로 없다”며 “돈을 송금하기 전에 한번만 더 깊이 생각하고, 공공기관에 문의하면 ‘보이스 피싱’ 피해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