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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칼럼]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
‘해와 달·다섯 산봉우리·소나무와 폭포수’
조선시대 임금의 어좌 뒤 병풍… 권위 상징
궁중그림이지만 민화의 원형에 가장 가까워 
더부천 기사입력 2014-08-21 11:05 l 부천의 참언론- The부천 storm@thebucheon.com 조회 9984


▲김혜경作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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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드라마 ‘해를 품은 달’(3월22일 종방),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년 9월12일 개봉)에서 탤런트 김수현과 영화배우 이병헌이 조선의 왕으로 열연하면서 이들의 어좌(御座·임금의 자리) 뒤에 세웠졌던 병풍에는 해와 달, 다섯 산봉오리와 2개의 폭포수와 소나무 두그루가 그려진 그림을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것입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항상 임금이 앉는 어좌 뒤에 세워진 병풍에는 항상 이 그림이 등장하는데,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라고 합니다.

또 1만원권 지폐를 자세히 살펴보면, 한글 밑에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가 그려져 있습니다. ‘일월오봉도’는 어좌 뒤에 병풍으로 세워져 왕의 권위와 존엄성을 상징합니다.

또한 어좌의 병풍으로만 사용된 것이 아니라 왕이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곳에는 항상 ‘일월오봉도’가 놓여지거나 그려졌습니다.

경복궁의 근정전, 창덕궁의 인정전, 명정전, 덕수궁의 중화전, 경희궁의 숭정전 등 궁궐의 정전(正殿)에는 왕의 어좌가 놓인 당가(唐家)에 ‘일월오봉도’를 설치하여 왕의 위엄과 권위를 나타냈습니다.

그리고 왕이 궁궐을 떠나 행궁이나 들판에 임시로 거처하는 장소는 물론 왕이 참석하는 국가 차원의 연회장에도 ‘일월오봉도’를 배치했고, 왕이 연회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에서도 왕이 있는 자리에 왕을 그리지 않고 ‘일월오봉도’를 대신 그렸으며, 이밖에도 왕이 붕어(崩御·임금이 세상을 떠남) 했을 때도 ‘일월오봉도’를 그려 마치 생존 시의 왕을 모시듯 하였습니다.

‘일월오봉도’에는 재미있는 사실이 숨겨져 있습니다. 오직 조선시대만의 특징으로 중국이나 다른 나라로부터의 유래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우리의 문화입니다.

‘일월오봉도’에는 해와 달, 다섯 산봉우리와 소나무, 폭포와 시원한 물줄기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림 속에는 하늘과 땅을 상징하는 요소들이 전부 담겨져 있어 인간을 대표하는 왕이 있어야 천지인이 조화를 이룬다는 해석이 있습니다.

또한 왕은 하늘의 이치(해와 달)를 본받아 동·서·남·북·중앙(오봉)의 방위가 지닌 인의예지신의 덕을 닦아 태평성대를 이루어야 한다는 교훈적인 의미의 해석도 있습니다.

‘일월오봉도’는 임금을 상징하는 장식화인 만큼 구도와 양식적인 특징은 매우 뚜렷합니다.

그림은 다섯 산봉우리 가운데 중앙에 있는 가장 큰 산봉우리를 중심으로 엄격하게 좌우 대칭을 이루고 있습니다.

해는 반드시 오른쪽에 있는 작은 봉우리 사이의 하늘에 떠 있고, 달은 왼쪽에 있는 작은 봉우리 사이에 떠 있습니다.

폭포는 봉우리 사이에서 시작하여 한 두번 꺾인 후 파도가 물결치는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봉우리 밑에는 비늘 모양으로 도안화된 파도가 출렁이는데 중간 중간에 흰 물거품이 그려져 있습니다.

물결 양쪽으로는 각각 소나무 두 그루씩 마주보듯 서 있는데 소나무 색깔은 적갈색, 잎사귀는 녹색이며 군데군데 이끼가 표현되어 있습니다.

임금이 계신 곳이라면, 어디라도 뒤따라 다녔던 ‘일월오봉도’는 왕의 상징과 다름이 없습니다.

장소에 따라서 병풍, 액자, 창호의 형태로 다양하게 제작됐으며, 그림의 크기는 8폭 병풍같은 큰 그림에서 벽의 한면을 겨우 메울 정도인 작은 그림까지 다양합니다.

현재 여러 점의 ‘일월오봉도’는 여전히 그 화려한 모습으로 왕을 대신하여 그 권위와 위엄을 대변하고 있으며, 왕을 비롯하여 왕실과 나라가 영원히 뻗어 나가기를 기원하는 뜻이 담겨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월오봉도’는 궁궐에서 완성돼 원형이 거의 변하지 않고 현재까지 보존된 그림입니다.

50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유행을 타거나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여 변형되지 않았습니다. 조선 최고의 화원들이 한 치의 오류도 없이 선대의 그림을 베껴 그렸으며, 또한 조선시대 수묵산수화나 풍속화, 문인화와는 확연히 다른 그림입니다.

‘일월오봉도’는 여백도 없고 농담도 없으며 기운 생동한 필선과 필치도 없습니다. 오로지 도식과 반복과 상징, 색채로만 이루어진 그림입니다.

이처럼 ‘일월오봉도’는 민화의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으며, 민화의 원형에 가까운 그림입니다. 그래서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가 궁중 그림인데도 민화를 대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김혜경= The부천에 <민화(民畵) 칼럼>을 연재하는 김혜경 작가는 부천시 소사구 송내1동 소재 삼성약국 대표 약사로 ‘부천의 약(藥)손, 행복 약사’로 29년간 활동하고 있으며,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로 제5대 부천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돼 행정복지위원회 간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지낸데 이어,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지역구인 부천시 바선거구(심곡본동·심곡본1동·송내1동·송내2동)로 출마해 재선에 당선돼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 후반기 부의장을 역임했으며,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는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로 꼽혔으나 민화(民畵) 보급을 위한 재단 및 박물관 설립과 가톨릭대학교 행정학 박사과정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문화정책 관련 박사학위 논문 준비 등 개인적인 충전의 시간을 갖기 위해 3선 도전을 접었다.

대구여고와 효성여대(현 대구가톨릭대) 약학과와 가톨릭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부천시 약사회 여약사 회장·부천고 학부모회 총회장·부천시 약사회 총회 부의장·경기도 약사회 보건정책단장·부천시 체육회 운영위원·(사)한국청소년지도자연맹 경기도협회 부회장·(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부천시지회 후원회 부의장·민주평화통일 부천시협의회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거나 활동중이며, 부천전통민화협회 회장을 맡아 이르면 내년쯤 민화 보급을 위한 재단 및 박물관을 설립할 계획이다.

◇민화(民畵)= 조선시대의 민예적(民藝的)인 그림으로, 생활공간의 장식을 위해, 또는 민속적인 관습에 따라 제작된 실용화(實用畵)를 말하며 조선 후기 서민층에 유행했다.

민화는 장식 장소와 용도에 따라 종류를 달리하는데 이를 화목(畵目)별로 분류하면 화조영모도(花鳥翎毛圖)·어해도(魚蟹圖)·작호도(鵲虎圖)·십장생도(十長生圖)·산수도(山水圖)·풍속도(風俗圖)·고사도(故事圖)·문자도(文字圖)·책가도(冊架圖)·무속도(巫俗圖) 등이 있다.
다양한 유형으로 이루어진 민화는 생활형식의 오랜 역사와 밀착돼 내용이나 발상 등에는 한국적인 정서가 짙게 내재해 있고, 익살스럽고도 소박한 형태와 대담하고도 파격적인 구성, 아름다운 색채 등으로 한국적 미의 특색을 강렬하게 드러내고 있어 연구자에 따라서는 민화를 우리 민족의 미의식과 정감이 가시적(可視的)으로 표현된 진정한 의미의 민족화로 보기도 할 정도로, 민화(民畵)는 민중들의 추구하고자 하는 희망과 생각을 그대로 반영해 우리 민족에게 뛰어난 상상력 및 창의력과 남다른 유머 감각이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민화(民畵)에는 순수함·소박함·단순함·솔직함·직접성·무명성·대중성·동일 주제의 반복과 실용성·비창조성·생활 습속과의 연계성 등의 특성이 잘 나타나 기복(祈福)·사랑·익살 그리고 변화와 균형, 대비와 조화 등을 표현해내는 멋스러움 등이 담겨져 있다.

이같은 민화(民畵)에 대한 관심이 요즘에는 크게 줄어들어 전통과 명맥을 이어나가는 일이야말로 점차 사라져가는 소중한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키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민화(民畵)를 시대적 흐름에 맞게 선보이는 노력 역시 꾸준히 이어져야만 우리의 생활속에서 함께 호흡하는 대중적인 실용화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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