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을 사칭해 수억원 상당을 가로챈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천원미경찰서는 경찰을 사칭해 7억원을 편취한 보이스피싱 국내 총책 등 13명을 검거하고, 이 중 국내 총책인 김모(31세) 씨와 현금 인출책 최모(28) 씨, 통장 모집책 함모(29) 씨 등 3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10명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이들의 범행을 총괄 지휘한 중국 총책 원모(33) 씨에 대해 체포영장 발부받아 수배에 나섰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 총책인 김씨는 통장 모집책과 현금 인출책을 관리하며, 중국 대련에서 콜센터를 운영하는 중국 총책과 공모해 지난달 14일 서울 강북구 도봉동에 거주하는 이모(41) 씨에게 전화를 걸어 서울경찰청 형사를 사칭해 4천400만원을 가로챈 것을 비롯해 지난 7월21일부터 지난달 22일까지 30여명의 피해자들이 입금한 7억여원을 인출책으로부터 전달받아 중국 조직에서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중국 총책으로부터 일당 30만원을 받고 일을 했고, 쉽게 돈을 번다는 점 때문에 잘못된 일인지 알면서도 그만 두지 못했으며, 국내 총책인 김씨는 중국 총책의 초청으로 4박5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기간동안 범행 제의를 받아들였고, 보이스피싱 수법을 배워 통장모집책 및 인출책을 관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 외에도 통장모집책 2명, 인출책 2명, 300만~600만원의 임대료를 받기로 약속하고 통장이나 현금카드를 양도한 6명을 불구속했다.

경찰은 검거 당일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이 입금한 돈을 인출해 소지하고 있던 현금 3천30만원, 범행에 이용한 대포폰 4점, 대포유심칩 10점, 현금카드 9점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고, 보이스피싱 추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3천30만원의 출처를 계속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어떤 이유로든 통장이나 현금카드를 양도하는 것은 전자금융거래법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