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원미경찰서는 22일 지난 1월 한국로타리클럽 장학재단의 장학금 35억원을 빼돌려 달아난 장학재단 간부 김모(52)씨와 김씨를 도와 범행에 적극 가담한 모(某) 외국어학원장 최모(55·여) 씨와 돈세탁을 맡은 사채업자 이모(47) 씨 등 5명을 붙잡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횡령)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16년간 재단에서 근무해 오면서 지난해 말 승진에서 누락되고 다른 직원들에 비해 봉급이 소폭 인상된 것에 불만을 품고 자신이 관리하던 재단 장학금을 빼돌리기로 마음을 먹은 뒤 김씨에게 외국어를 가르치며 멘토 역할을 해온 외국어학원장 최씨와 범행을 모의하고 돈세탁을 해줄 사체업자 이씨 등 3명을 끌어들여 수표 35억원을 3일동안 서울시내 22개 은행지점을 돌며 현금으로 바꿔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외국어학원장 최씨는 범행 댓가로 17억원을 받아 서울 강남의 고급아파트에 살면서 고급 외제 승용차를 타고 다닌 것으로 드러나는 등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주어야 할 장학금을 사치 행각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지인들조차 몰라볼 정도로 감쪽같이 변장을 하고 도피생활을 해왔으나, 경찰이 최씨의 집을 급습해 숨어 있던 김씨를 검거했으며, 범행에 가담한 5명 전원을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한국로타리클럽 장학재단 측은 6만 회원들의 기부금으로 연간 8천여명의 학생들에게 70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해왔왔으며, 이들의 범행으로 장학사업에 차질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